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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를 추천해주고, 감정을 분석해주는 세상. 하지만 진짜 우정은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을까요?
    영화 고장난 론은 첨단 기술과 소셜 미디어가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외톨이 소년과 결함 있는 로봇의 특별한 우정을 통해 ‘관계의 본질’을 따뜻하게 되묻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웃음과 감동,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는 작품입니다.

    1. 비봇이 당연한 세상, 외톨이가 된 아이


    영화의 배경은 모든 아이들이 ‘비봇(B-bot)’이라는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친구를 만들고 사회성을 학습하는 근미래입니다. 비봇은 아이의 취향, 성향, 행동을 분석해 가장 어울리는 친구를 연결해주고, 인기와 관계마저 수치화합니다. 이 세계에서 비봇이 없다는 것은 곧 ‘소외’를 의미합니다.

    주인공 바니는 그런 사회에서 비봇 없이 지내는 몇 안 되는 아이입니다. 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소심한 아이, 모두가 SNS로 연결된 세상에서 혼자만 로그아웃된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이 설정은 현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결국 바니에게도 비봇 ‘론’이 생기지만, 론은 네트워크 접속이 불가능한 ‘고장난’ 상태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결함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완벽해야 사랑받는 세상에서, 불완전한 존재가 진짜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2. 고장났기에 특별한, 론이라는 친구

    론은 일반적인 비봇과 완전히 다릅니다. 친구를 추천하지도 못하고, 사회적 규칙도 잘 이해하지 못하며, 때로는 위험할 정도로 솔직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엉뚱함이 바니의 삶을 바꿉니다.
    다른 비봇들은 아이를 ‘인기 있는 방향’으로 이끌지만, 론은 바니를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점수도, 팔로워 수도 아닌 감정과 경험을 함께 쌓아갑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좋아요가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론이 학습하는 방식입니다. 알고리즘이 아닌 ‘경험’을 통해 배우고, 실수하며 성장합니다. 이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인간관계의 본질을 떠올리게 합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오해를 겪고, 다시 이해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짜 우정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고장난 론은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지만, 어른들에게 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3. 기술의 편리함과 인간다움 사이에서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고장난 론은 단순한 우정 이야기를 넘어,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진지하게 다룹니다. 비봇을 만든 기업은 아이들의 ‘행복’을 명분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데이터와 통제에 더 큰 가치를 둡니다.

    이 부분은 현실의 소셜 미디어, AI 추천 시스템과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우리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동시에 비교와 불안, 고립도 함께 얻었습니다. 영화는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기술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바니와 론의 선택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연결되지 않아도 외롭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 이 따뜻한 결론은 가족 관객에게는 위로를, 부모 세대에게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웃으며 보다가도 문득 스스로의 관계를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마지막 한 줄 평

    고장났기에 더 인간적인,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우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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