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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멈추는 순간,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영화 <가려진 시간>은 잃어버린 소년과 그를 기다린 소녀, 그리고 멈춰버린 시간을 둘러싼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한국형 판타지 드라마입니다. 강동원과 신은수가 만들어내는 애틋하면서도 미스터리한 감정선은 관객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설정


    <가려진 시간>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시간이 멈춘 세계라는 독창적인 설정입니다. 주인공 수린(신은수)은 어릴 적 엄마를 잃고 새아빠와 함께 화노도로 이사 오면서 낯선 환경 속에 적응하지 못하고 공상에 빠져 지냅니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소년 성민은 유일한 친구이자 마음의 의지가 됩니다. 둘은 암호를 나누고,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며 특별한 유대감을 쌓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러 간 아이들이 함께 사라지고 수린만 홀로 돌아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급격히 변합니다. 며칠 뒤, 소년이었던 성민은 어느새 어른이 된 채(강동원) 수린 앞에 나타나 자신이 ‘시간이 멈춘 세계’에서 살아남았다고 고백합니다. 아이만 믿어주는 소녀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어른이 된 소년이라는 설정은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

    강동원과 신은수의 깊은 연기 호흡


    영화의 중심은 배우들의 감정 연기에 있습니다. 강동원은 어른이 된 소년의 순수함과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불안감을 동시에 표현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신인 배우였던 신은수는 섬세한 감정 연기로 주목을 받았으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린의 복잡한 내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 두 배우의 호흡은 영화의 감정선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입니다. 성민이 세상으로부터 의심받고 쫓기는 상황에서도, 수린만은 끝까지 그를 믿어줍니다. 그 믿음은 단순한 우정을 넘어 서로의 존재 이유가 되어주며, 관객들로 하여금 ‘믿음이란 무엇인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마음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한국 판타지 영화의 새로운 시도

    <가려진 시간>은 한국 영화계에서 흔치 않은 판타지와 멜로가 결합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대작 블록버스터처럼 화려한 CG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멈춘 세계’를 아날로그적인 영상미와 상징적인 장면들로 표현해 독창적인 매력을 전달합니다.

    또한 영화는 단순히 판타지적 설정에 머무르지 않고, 상실·고립·성장이라는 보편적인 테마를 다룹니다. 엄마를 잃고 외로운 수린, 세상에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는 성민의 이야기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단순한 판타지 이상의 감동을 안겨주며, 한국 영화가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한 줄 평


    영화 <가려진 시간>은 판타지라는 껍질 속에 인간적인 믿음과 성장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잔잔하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여운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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