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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범죄의 경계에서 진실을 포착한다는 명분 뒤에 숨겨진 욕망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영화 <나이트 크롤러>는 뉴스와 범죄, 시청률과 자극의 경계에서 끝없이 추락하는 인간의 집착을 그린 스릴러입니다. 제이크 질렌할의 소름 돋는 연기와 더불어 미디어 산업의 어두운 단면을 고발하는 메시지로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언론과 범죄의 경계, ‘나이트 크롤러’의 시작
영화의 주인공 루이스(제이크 질렌할)는 평범한 실업자였지만, 우연히 목격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프리랜서 카메라맨’들이 경찰보다 먼저 나타나 사건을 찍고, 이를 방송국에 팔아넘기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돈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곧바로 캠코더와 무전기를 사들여 ‘나이트 크롤러’의 세계에 뛰어듭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현장을 기록하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점점 더 충격적인 장면을 원하고,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그의 카메라는 냉정하고 잔혹하게 변합니다.


이 과정에서 루이스는 지역 뉴스국의 국장 니나(르네 루소)를 만나게 되고, 니나의 “시청률을 위해선 더 자극적인 장면이 필요하다”는 주문은 루이스를 더욱 광기 어린 집착으로 몰아갑니다. 영화는 기자 정신과 윤리를 넘어선 언론의 상업적 욕망을 날카롭게 꼬집으며,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뉴스의 이면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인간의 욕망과 광기, 루이스의 위험한 추락
루이스는 특종을 위해 점점 더 위험한 행동을 감행합니다. 단순한 촬영자가 아닌, 사건을 유도하고 조작하는 수준에까지 다다르며, 그는 뉴스가 아니라 **‘범죄의 연출자’**가 되어갑니다. 제이크 질렌할은 눈 밑이 파인 앙상한 외모와 광기 어린 눈빛으로 루이스의 집착과 비틀린 욕망을 완벽히 표현합니다. 관객들은 그가 점점 무너져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불편함과 동시에 묘한 매혹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루이스가 총격 사건의 범인들을 미리 뒤쫓으며 그들의 행방을 촬영하는 대목입니다. 언론이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률을 위해 사건을 ‘소비’하는 모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비판입니다. 관객은 루이스가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돈과 성공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어떤 파국을 불러오는지를 목격하게 됩니다.
언론의 책임, 그리고 관객의 불편한 진실
<나이트 크롤러>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미디어의 윤리와 언론의 역할을 묻는 사회적 고발 영화입니다. 루이스는 단순히 미친 개인이 아니라, 언론 시장의 구조적 문제에서 파생된 ‘괴물’입니다.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뉴스일수록 시청률이 오르고, 이는 곧 광고 수익으로 이어지는 현실에서, 루이스 같은 인물은 단순한 허구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관객은 영화를 보며 불편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은 곧 **‘우리는 매일 어떤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가?’**라는 자문으로 이어집니다. 루이스가 카메라로 쫓는 장면 뒤에는, 그것을 소비하는 우리 시청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영화는 범죄, 언론, 그리고 대중의 욕망이 서로 얽혀 만들어낸 추악한 시스템을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한 줄 평
“나이트 크롤러는 뉴스라는 이름의 욕망을 해부한 거울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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