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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섬, 단 12명만을 위한 180만원짜리 디너. 완벽한 코스 요리 뒤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은 무엇일까? 영화 더 메뉴는 단순한 미식 스릴러가 아니다. 이 작품은 고급 레스토랑이라는 공간을 통해 계급, 소비, 예술, 그리고 인간의 위선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고급 레스토랑이라는 무대, 완벽하게 설계된 공간
영화 더 메뉴는 외딴 섬의 초호화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세계적인 셰프 슬로윅이 준비한 단 12명을 위한 특별한 만찬. 1인당 180만원이라는 가격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경험’을 산다는 의미다.

초대받은 이들은 모두 상류층 혹은 문화적 권력을 가진 인물들이다. 이들 사이에 등장한 커플 ‘타일러’와 ‘마고’. 타일러는 셰프의 철학을 숭배하는 미식가지만, 마고는 어딘가 이 공간이 불편하다. 영화는 이 불균형한 시선을 통해 관객을 서서히 긴장 속으로 밀어 넣는다.

코스 요리가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분위기는 점점 기묘해진다.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손님을 향한 메시지가 담긴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이곳의 만찬은 환대가 아니라 심판에 가깝다.

미식과 권력, 그리고 소비의 민낯
영화 더 메뉴의 핵심은 음식이 아니다. 진짜 주제는 ‘소비자와 창작자의 관계’다. 셰프 슬로윅은 요리를 예술로 여긴다. 그러나 그 예술은 돈과 허영에 의해 소비된다. 타일러 같은 인물은 요리를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의 ‘경험 소비’ 문화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비싼 레스토랑, 한정판 상품, 프리미엄 문화 콘텐츠. 우리는 진짜 가치를 소비하는가, 아니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허상을 소비하는가?

영화는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 “예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돈이 모든 것을 살 수 있는가?”라는 물음도 동시에 제기한다.

특히 코스 요리 하나하나가 사회적 계급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더 메뉴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선다. 미식 영화라기보다, 자본주의 풍자를 담은 블랙 코미디에 가깝다.
긴장감과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압도적인 존재감
연출은 매우 절제되어 있다. 폐쇄된 공간, 제한된 인물, 차분하게 진행되는 디너. 그러나 긴장감은 계속 상승한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서서히 공포가 증폭된다.

셰프 슬로윅을 연기한 Ralph Fiennes는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절제된 표정과 낮은 목소리만으로도 공간을 장악한다. 반면 마고 역의 Anya Taylor-Joy는 현실적인 시선을 대변하는 인물로, 영화의 균형을 잡아준다.

두 인물의 대비는 영화의 긴장을 완성한다. 타일러의 맹목적 동경과 마고의 냉정한 거리감. 이 대비가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극적인 충돌을 만들어낸다.

특히 후반부 전개는 예상을 벗어난다. 단순한 반전이 아니라, 처음부터 설계된 ‘계획’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이 영화는 공포보다 불편함이 오래 남는다.
한 줄 평
가장 완벽해 보였던 디너는, 결국 가장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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