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림Dream>리뷰 | 박서준·아이유의 색다른 감동 버라이어티

꿈을 잃은 사람들과 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 드림은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실제 events를 모티프로, 삶의 가장자리에서 헤매던 이들이 축구를 통해 다시 일어서는 순간을 담아낸 작품이다. 쏘울리스 감독, 열정이 사라진 PD, 그리고 운동 한 번 해본 적 없는 특이한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이 팀은 어딘가 어설프지만 이상하게 응원하고 싶게 만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관객은 자연스레 “내 삶의 공은 어디로 날아가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게 된다.

첫 번째 이야기: 실패로 가득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드림팀’의 시작

박서준이 연기한 홍대는 선수 생활에서 벼랑 끝에 몰린 인물이다. 자신이 무엇을 잃고 무엇을 바라야 하는지도 모른 채 방황하던 그는 홈리스 월드컵 팀 감독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딘가 허술한 재능기부 자리에 억지로 놓인다. 계획도 없고 의지도 없는 감독에게 진짜 감독다운 면모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하지만 영화는 처음부터 '성공적인 지도자'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너진 사람들끼리 이어붙이는 서툰 관계의 힘을 보여준다.

홈리스 선수들은 저마다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다. 누군가는 가족과 단절됐고, 누군가는 일자리와 삶의 기반을 잃었다. 그런 그들에게 축구는 성적을 위한 스포츠가 아니라, 존재를 다시 확인하는 통로가 된다. 슬리퍼를 신고 달리고, 어디서 본 듯한 택견 스타일 태클을 구사하며, 팀워크는 산만하기 짝이 없지만 그 모든 순간이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다.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런 투박함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온기다.
또한 드림은 홈리스라는 소재를 지나치게 비극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그들의 고난은 분명 무겁지만, 영화는 그 무게를 과하게 짓누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적인 결핍을 따뜻한 시선으로 채워주며,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감정선을 제시한다. 이런 균형감이 영화의 메시지를 더 부드럽게 스며들게 한다.

두 번째 이야기: 감독 홍대와 PD 소민의 ‘불편하지만 성장하는’ 케미

아이유가 맡은 소민은 현실적인 캐릭터다. 열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현실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를 낮춘 사람의 느낌에 가깝다.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합류했지만, 방송 세계의 생리를 너무 잘 알아 ‘자극적인 장면’을 요구하기도 한다. 연출을 강요받는 감독 홍대는 그 과정에서 소민과 수차례 부딪힌다. 하지만 그 충돌은 둘의 관계를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중요한 건 ‘서로의 결핍을 서로가 조금씩 채워간다’는 점이다.
홍대는 냉소적이던 소민을 통해 팀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소민은 그들을 취재하면서 인간적인 감정을 되찾아 간다. 이런 변화는 자극적인 드라마가 아니라, 작은 순간들이 쌓인 결과다.

또한 이 작품의 강점은 대사와 상황이 과한 감정 과잉 없이 흘러간다는 점이다. 관객이 캐릭터의 삶에 감정을 투자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두는 연출이 돋보인다. 소민과 홍대가 서로를 통해 변화하는 과정은, 마치 삶의 변화는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관계의 기류’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세 번째 이야기: 홈리스 월드컵으로 향하는 여정, 그리고 의외의 감동

영화 후반부, 홈리스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나서는 장면은 스펙터클한 경기보다는 사람이 꿈을 다시 붙잡는 순간에 초점을 맞춘다. ‘골을 넣느냐 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얼마나 간절하고 살아 있고 변화하고 있는지다. 성공보다 ‘도전’에 방점을 두는 이 영화의 가치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특히 해외 원정 장면들은 영화의 감정선을 완전히 끌어올린다. 선수들마다 서로 다른 상처와 삶의 파편을 안고 출발하지만, 그 여행을 통해 자신이 무너진 지점을 처음으로 마주하고 회복한다. 감독 홍대 역시 이들과 함께 성장하며, 자신이 잃어버린 선수로서의 자존감과 인간적인 온기를 되찾는다.

또한 영화 드림은 홈리스라는 사회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지나친 비장미 대신 사람 사이의 연결이라는 본질적인 의미를 선택한다. 그래서 관객은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특정 장면보다 사람들의 표정과 마음의 변화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니라, 인간 회복 드라마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마지막 한 줄 평

삶이 무너진 자리에 공 하나가 굴러오고, 그 공을 향해 다시 달릴 용기를 전해주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