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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서열 최하위에서 고교 사채왕으로, 돈이 권력이 되는 순간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도 권력은 분명히 존재한다. 영화 사채소년은 그 권력이 ‘폭력’이 아닌 돈으로 이동하는 순간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존재감도, 빽도, 돈도 없던 한 소년이 사채를 통해 서열의 정점에 오르기까지, 이 영화는 청소년 범죄 드라마라는 틀 안에서 씁쓸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돈이 곧 권력이 되는 학교, 사채소년의 출발점

    영화 사채소년의 주인공 ‘강진’은 학교 서열 최하위에 머무는 인물이다.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반항 한 번 제대로 못 하고, 누구도 그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지점은 강진이 폭력으로 맞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연히 사채업자 ‘랑’을 만나면서 강진의 삶은 전환점을 맞는다. 학생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 겉보기엔 단순한 거래지만, 학교 안에서는 이 ‘사채’가 곧 권력이 된다.

    학생들은 성적, 가정환경, 욕망 때문에 돈이 필요하고, 강진은 그 틈을 정확히 파고든다. 영화는 이 과정을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돈이 사람을 어떻게 지배하는지, 그리고 청소년 사회에서도 어른들의 세계와 다를 바 없는 약육강식 논리가 작동하고 있음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사채소년은 단순한 학원물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사회 드라마에 가깝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무너질 때

    강진이 사채를 통해 힘을 갖게 되면서, 영화는 묘한 불편함을 남긴다. 과거 자신을 괴롭히던 일진 ‘남영’마저 돈으로 짓밟는 장면은 통쾌하면서도 씁쓸하다. 피해자가 권력을 쥐는 순간, 그는 과연 정의로운 존재일까? 영화 사채소년은 이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강진은 더 이상 맞기만 하는 아이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방식은 또 다른 폭력이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경제적 폭력. 돈을 갚지 못하는 친구들은 점점 몰려가고, 강진 역시 멈출 수 없는 구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짝사랑하던 ‘다영’과의 관계 역시 균열을 맞는다. 사채소년은 성장 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타락의 기록’에 가깝다.

    영화는 강진을 절대적인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 역시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소년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그렇기에 관객은 강진을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이해하게 된다. 이 복합적인 감정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사채소년이 던지는 불편하지만 필요한 메시지

    영화 사채소년은 청소년 범죄 영화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의 축소판을 보여준다. 학교라는 공간은 안전해야 할 곳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가장 냉혹한 경쟁의 장으로 묘사된다. 돈을 가진 자가 규칙을 만들고, 규칙을 만든 자가 권력을 쥔다.

    특히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강진의 선택은 점점 무거워진다. 사채왕의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들이 등장하면서, 그는 더 큰 결단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때 영화는 화려한 연출보다 인물의 감정 변화에 집중한다. 사채소년은 속도감 있는 전개보다는, 현실적인 무게감으로 승부하는 작품이다.

    청소년 보호 관점에서 보면 불편할 수 있는 소재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외면하고 싶었던 문제를 정면으로 보여주며, “과연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사회를 물려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한 줄 평

    사채소년은 통쾌함보다 씁쓸함이 오래 남는, 돈이 만든 또 하나의 성장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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