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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라는 좁은 세계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민낯, 그리고 ‘변해버린 친구’의 비극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는 군대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무너지고,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군대 이야기나 병영물이라기보다, 권력 구조가 한 인간의 성격과 선택을 어떻게 바꿔버리는가를 치밀하게 보여주는 심리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 친구라고 해서 지켜줄 수 없는 세계
말년 병장 태정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군대 생활을 버텨온 인물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중학교 동창 승영이 신병으로 부대에 들어오면서 평온했던 그의 말년은 흔들리기 시작하죠.

승영은 군대의 부조리함을 참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고참에게 물광을 내 바치는 생활, 이유 없는 업무와 억지 지시…
다들 당연하듯 받아들이는 현실을 승영은 쉽게 삼키지 못합니다.

태정은 친구라는 이유로 계속 승영을 감싸지만, 그럴수록 본인까지 곤란해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둘의 관계는 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 시간이 만든 변화, 그리고 무너짐
승영은 시간이 지나 자신도 후임을 둔 고참이 됩니다.
그는 "내가 고참이 되면 이런 나쁜 관행을 바꾸겠다"고 말하던 그대로 후임 지훈에게 인간적으로 대하려 노력하지만, 그 행동은 오히려 부대 내에서 견제와 따돌림을 불러옵니다.

문제는, 승영이 인간적으로 대하려 했던 지훈마저 점점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승영은 점점 지쳐가고, 태정 같은 보호막도 사라진 군대에서 그는 결국 변해버리고 맙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이 환경에 의해 어떻게 무너지고, 결국 본인조차도 예전의 자신을 잃게 되는지를 날카롭게 담아냅니다.
■ 제대 후 다시 만난 친구… 숨겨진 진실
1년 후, 모든 군 생활을 잊고 일상을 살던 태정에게 승영이 갑자기 만나자고 연락을 합니다.
내키지 않아 여자친구까지 데려가지만, 승영은 불안한 눈빛으로 태정을 붙잡고 “꼭 해야 할 말이 있다”고 말하죠.

그 순간부터 영화는 미묘한 긴장감을 쌓아가며 관객을 하나의 질문으로 몰고 갑니다.

“태정의 제대 후, 승영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영화는 직접적인 자극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군대가 한 인간에게 남긴 상처와 변화의 흔적을 깊게 보여줍니다.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동시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진 작품입니다.
✔ 한 줄 평
환경이 한 사람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잔인할 만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군대 심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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