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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에는 평범하고 유순하지만, 새벽이 되면 전혀 다른 존재로 변하는 여자.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는 이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 청년이 ‘악마가 깨어나는 시간’에 그녀를 돌보게 되면서 펼쳐지는 기이하면서도 유쾌한 사건들을 그린 코미디 판타지 영화다.

    1. 낮과 새벽, 두 얼굴의 선지… 임윤아가 보여주는 반전 연기


    〈악마가 이사왔다〉의 중심에는 선지(임윤아)라는 캐릭터가 있다. 그녀는 낮에는 온화하고 차분한 인상의 여성으로 등장하지만, 새벽이 찾아오면 속에 잠들어 있던 또 다른 존재가 깨어난다. 영화는 이 ‘변한다’는 사실을 단순한 공포나 충격 요소로만 사용하지 않고, 코믹함과 의외성을 섞어 관객에게 신선한 재미를 전달한다.

    선지가 왜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 그녀가 어떤 비밀을 지니고 있는지는 서서히 드러난다. 다만 영화는 이 비밀을 무겁게 끌고 가지 않고, “악마가 깨어난다”는 설정을 생활형 상황 속에 녹여내며 유쾌하게 풀어낸다. 새벽의 선지는 외모·표정·음성이 모두 강렬해져 길구를 압도하지만, 이 모습도 공포보다는 파격적이고 위트 있는 연기로 표현돼 긴장과 웃음이 교차한다.

    특히 임윤아는 두 얼굴의 선지를 연기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준다. 인터뷰에서도 언급되었듯, 그녀가 낮의 선지를 연기할 때는 부드러운 감성을, 새벽의 선지를 연기할 때는 과감하고 도발적인 에너지를 담아내며 상반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변신은 영화의 ‘핵심 감상 포인트’이자 많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2. 백수 청년 길구의 특별한 아르바이트, 악마를 돌보는 하루


    영화의 또 다른 축은 길구(안보현)다. 그는 취업도 연애도 뜻대로 되지 않는 평범한 청년으로, 퇴사 후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선지를 알게 되고, 그녀와 그녀의 가족에게 다가가며 예상치 못한 일에 휘말린다.

    길구는 선지의 아버지 장수(성동일)를 통해 충격적인 제안을 받는다. 바로 “새벽에 깨어나는 선지를 돌보는 아르바이트”다. 장수는 오랜 시간 딸의 변화를 관리해온 인물로, 영화 속에서 선지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길구에게 선지를 지키기 위한 규칙과 주의사항을 설명하며 보호자 역할을 맡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일이 ‘공포스러운 감시’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는 길구가 선지를 도와주면서 겪는 황당한 상황, 새벽마다 벌어지는 예측 불가한 사건들, 그리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감정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길구는 두려워하면서도 선지를 이해하려 하고, 어느 순간부터 그녀에게 책임감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안보현은 ‘평범함 속의 인간미’를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선지가 변하는 순간마다 깜짝 놀라 도망가고 싶어 하면서도, 결국 그녀 곁에서 상황을 해결하려 뛰어드는 길구의 모습은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이 관계의 미묘한 변화는 영화의 정서적 무게를 잡아주는 요소다.

    3. 악마와 코미디의 절묘한 조화… 한국식 판타지 코미디의 새로운 시도

    악마가 이사왔다〉의 매력은 장르 조합에서 빛난다. 악마가 등장하는 설정이지만, 영화는 전형적인 공포가 아닌 코미디 중심의 판타지 요소로 풀어낸다. 공포를 앞세우지 않고, 새벽마다 달라지는 선지의 모습과 이를 감당하려 애쓰는 길구의 상호작용으로 웃음을 만들어낸다.

    선지의 변신은 위협이 되면서도, 동시에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예를 들어 예고편이나 보도자료에서 공개된 상황처럼, 선지가 갑자기 변하는 순간 길구가 당황하는 장면들은 오싹함보다 “어떻게 이 상황을 수습할까?”라는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이 영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캐릭터 중심의 코미디가 매우 안정적으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임윤아의 대담하고 새로운 연기, 안보현의 생활감 있는 리액션 연기, 성동일의 중심 잡힌 아버지 캐릭터는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영화의 균형감을 유지한다.

    또한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다. 변화를 겪는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 누군가를 지킨다는 의미, 그리고 평범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가족의 모습 등이 담겨 있어, 코미디 속에서도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악마가 들린 코미디”라는 독특한 장르적 시도는 한국 영화에서 흔치 않은 만큼 신선함을 줄 것이다.

    ✔ 마지막 한 줄 평


    새벽마다 깨어나는 악마, 그리고 그녀를 지키려는 청년의 이야기. 웃음·신선함·캐릭터 매력까지 모두 잡은 코미디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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