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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인질극이 시작된다. 정신과 의사와 환자, 그리고 감춰진 비밀이 맞물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돈 세이 어 워드는 딸을 구하기 위해 모든 걸 건 아버지의 두뇌 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2001년 개봉한 이 영화는 마이클 더글러스와 브리트니 머피의 강렬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첫 번째 퍼즐, “그녀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숫자”
1991년 뉴욕. 여섯 명의 범죄자가 은행을 털어 ‘레드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거액의 다이아몬드를 훔친다. 그러나 공범자 사이의 배신으로 다이아몬드는 사라지고, 범죄는 미궁에 빠진다.
10년 후, 정신과 의사 네이선(마이클 더글러스)은 응급 호출을 받고 한 정신병원으로 향한다. 환자는 바로 엘리자베스(브리트니 머피). 그녀는 십 년 동안 입을 닫은 채 “난 절대 말하지 않아”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의문의 인물이다.

처음엔 단순한 정신 질환으로 보이던 엘리자베스의 행동은 곧 하나의 암호 같은 퍼즐로 바뀐다. 그리고 다음 날, 네이선의 어린 딸이 납치된다. 유괴범의 요구는 단 하나.
“엘리자베스에게서 숫자를 알아내. 오늘 오후 5시까지. 안 그러면 네 딸은 죽는다.”
이 순간부터 영화는 심리학과 범죄, 미스터리가 맞물린 치밀한 스릴러로 전환된다. 네이선은 의학적 지식이 아닌 부성애와 직감으로 진실에 다가가야만 한다.
두 번째 퍼즐, “진실은 기억 속에 있다”
엘리자베스는 과거 은행 강도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그녀의 머릿속에는 사라진 다이아몬드의 비밀 열쇠 ‘숫자’가 숨겨져 있다.
그러나 그녀의 기억은 충격과 공포로 봉인되어 있고, 단순한 대화나 치료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네이선은 딸을 구하기 위해 그녀의 트라우마 속으로 들어가, 심리학적 접근과 교감을 통해 기억의 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 영화의 진짜 묘미는 ‘대화보다 강한 침묵’이다. 말없이도 전해지는 두 사람의 감정선, 그리고 점점 교차되는 신뢰와 절망이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특히 브리트니 머피는 광기와 순수함을 오가는 복잡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심리 스릴러 장르의 걸작적 연기를 보여준다.

세 번째 퍼즐, “시간은 단 한 번의 선택만 허락한다”
딸의 생명이 시시각각 위협받는 가운데, 네이선은 경찰의 도움 없이 오직 자신의 판단으로 움직인다.
그가 밝혀내야 하는 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기억 속에 숨겨진 진실의 암호’다.
한편, 유괴범들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시간은 5시를 향해 달려간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관객은 아버지의 절박함, 인간의 광기, 그리고 숨겨진 과거의 진실을 함께 체험하게 된다.


감독 게리 플레더는 잔혹한 범죄극 속에서도 부성애와 인간의 심리를 정교하게 풀어내며,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감정선을 만들어냈다.
엔딩에서 밝혀지는 ‘그 숫자의 의미’는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한 줄 평
“시간이 없다. 하지만 진실은, 오직 그녀의 마음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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