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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사랑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복수가 된 이야기. 영화 <마담 뺑덕>은 인간의 본능과 욕망, 그리고 집착이 만들어내는 파멸을 심리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정우성, 이솜, 박소영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넘치는 감정선은 사랑의 아름다움보다 그 속에 숨은 위험을 강렬하게 드러냅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함정
젊은 시절 문학 교수 학규(정우성)는 지방 소도시로 내려와 잠시 강사로 일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덕이(이솜)는 놀이공원 매표소 직원으로, 평범한 일상에 지친 여인이었죠. 두 사람은 우연처럼 시작된 관계 속에서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지만, 그 감정의 균형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학규는 결국 서울로 복귀하며 덕이를 버리고 떠나고, 덕이는 그 상처를 안고 홀로 남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는 과정”, 그 복잡한 심리를 정우성과 이솜의 연기로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특히 이솜의 눈빛은 순수함과 복수심이 교차하는 묘한 매력을 주며, 관객을 불안하게 만들죠.
“사랑은 때때로 상대를 파괴할 만큼 강렬해질 수 있다.” 이 영화는 그 메시지를 잔잔하게, 그러나 깊게 던집니다.
8년 후, 복수가 시작되다
8년이 지난 후, 학규는 유명 작가로 이름을 얻었지만, 딸 청이(박소영)와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됩니다.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죄책감, 딸의 반항, 그리고 시력을 잃어가는 병까지… 학규는 삶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그런 그 앞에 세정이라는 여인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녀는 과거에 버림받았던 덕이였죠.


학규는 그녀의 정체를 모른 채 의지하게 되고, 덕이는 천천히 그의 일상 속으로 스며듭니다.
이 장면에서 영화는 ‘복수’의 의미를 단순한 응징이 아닌, 집착의 또 다른 형태로 보여줍니다.
덕이는 학규를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그의 곁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모순된 감정을 드러내죠.
이 지점에서 영화는 관객에게 질문합니다.
“사랑과 집착의 경계는 어디일까?”
파멸의 끝, 인간의 욕망을 비추다
덕이의 복수는 단순한 계획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응축된 감정의 폭발입니다.
학규는 점점 그녀에게 의존하게 되고, 청이는 덕이에게 질투를 느끼며 불안정한 감정에 휩싸입니다.
이 세 사람의 관계는 점 점 엉켜가며 사랑·복수·질투가 한데 뒤섞인 위험한 감정의 폭풍이 됩니다.

감독은 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냉정하게 그립니다.
덕이는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고, 학규는 사랑을 가장한 자기중심적 인간입니다.
결국 덕이가 모든 것을 무너뜨릴 때, 그것은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사랑의 잔해 위에서 완성된 슬픈 자화상이 됩니다.

영화 <마담 뺑덕>은 한국 고전 설화 ‘심청전’을 모티브로 한 현대적 해석이기도 합니다.
덕이가 학규에게 헌신했던 순정녀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 과정은,
어쩌면 인간이 사랑에 기대는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일지도 모릅니다.

한 줄 평
“사랑이 복수가 되고, 욕망이 파멸을 부르는 순간 — <마담 뺑덕>은 인간의 가장 어두운 감정을 비추는 거울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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