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삶을 ‘언젠가’로 미루던 한 여자가, 갑작스러운 선언과 함께 온전히 자신을 향해 걷기 시작하는 이야기. ‘라스트 홀리데이’는 웃음과 울림이 동시에 번지는 겨울 로맨틱 드라마로, 누구나 마음속에 숨겨둔 꿈을 살포시 건드린다.

1. 평범한 삶의 이면에 숨겨진 ‘진짜 나’를 깨우다
조지아 버드(퀸 라티파)는 백화점 주방 코너에서 직원 식당을 운영하는 평범한 여성이다. 하지만 그녀의 일상은 다정하고 성실하지만, 어딘가 조심스러움과 억눌림이 공존한다. 그녀의 ‘꿈 노트’ 속에는 맛의 세계를 향한 동경, 멋진 여행지, 특별한 요리의 기록이 빼곡히 적혀 있다. 그러나 현실의 그녀는 늘 “언젠가…”*라는 말을 꺼내며 꿈을 미뤄두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내려오며 조지아의 삶은 급격히 흔들린다. 긴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녀의 세계를 완전히 뒤엎어버린다. 하지만 이 충격은 동시에 마지막 기회가 되었다. 조지아는 수년 동안 억눌러 두었던 모든 꿈을 꺼내어 보기 시작한다.

그녀가 선택한 것은 ‘마지막 휴가’였다. 그동안 저축했던 모든 돈을 꺼내어, 가고 싶었던 장소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부터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감정의 터널을 펼친다.
영국의 고급 리조트에 도착한 조지아는 자신도 몰랐던 당당함과 대담함을 꺼내기 시작한다. 그동안 겁내던 럭셔리 음식, 용기가 필요했던 스파,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그녀의 삶을 서서히 확장한다. “언젠가”의 감옥에 갇혀 있던 조지아가 마침내 자기 자신을 해방시키는 순간이다.

이 장면들은 단순한 코미디 이상의 감정을 자아낸다. 우리 모두에게 남아 있는 ‘미뤄둔 꿈’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2. 자유로워진 조지아, 그리고 그녀를 비추는 관계들
조지아가 머무르는 리조트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성공한 사업가 크릴, 리조트 셰프 디디에, 그리고 조지아의 매력을 알아보기 시작하는 사람들. 흥미로운 점은, 조지아가 단순히 소비를 통해 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녀의 진심, 따뜻함, 그리고 겁 없는 변화가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서서히 움직인다. **영화는 ‘누군가의 진정성은 자연스럽게 빛을 내고, 그 빛은 다른 사람의 삶에도 번져간다’**는 메시지를 차분하게 전달한다.

특히 조지아와 셰프 디디에의 관계는 이 영화의 핵심 감동 포인트다. 셰프는 처음엔 그녀를 일반 고객 중 한 명으로 대하지만, 음식에 대한 그녀의 감각과 진심을 알아보면서 요리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눈다.
조지아는 자신이 오랫동안 사랑했지만 실제로는 시도하지 못했던 세계로 점차 들어가고, 셰프 디디에는 오히려 그녀를 통해 음식의 본래 가치—사람을 기쁘게 하는 조리의 기쁨—를 되돌아본다.


한편, 백화점 주방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숀(LL 쿨 J)은 조지아의 소식을 듣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조지아가 떠난 후에야 그는 그녀가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깨닫는다.
이 과정은 로맨스를 억지로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마음의 선을 잇는다. 조지아가 스스로를 찾는 여정을 통해 오히려 사랑이 제 자리에 찾아온다는 점이 영화의 따뜻한 핵심이다.
3. 인생은 하루하루의 선택이 쌓여 만들어진다는 메시지
영화 후반부는 유쾌하지만 묵직한 울림을 준다. 조지아는 스스로에게 진실해지면서 삶의 방향을 바꾼다. 그리고 중요한 반전이 찾아온다.
초반부 그녀를 무너뜨렸던 진단은 병원이 내린 치명적인 실수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 순간, 그녀는 또 다른 선택지 앞에 놓인다.
‘이제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바뀐 자신을 그대로 이어갈 것인가?’


영화의 진짜 감동은 여기서 탄생한다. 조지아는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는 대신, 변화 이후의 자신을 지키기 위한 용기를 낸다.
그녀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며 인생을 새로 설계한다.
“죽음이 가까워져야만 삶의 가치를 깨닫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다가오는데, 영화는 조용하게 대답한다.
“삶은 언제든 새로 선택할 수 있다.”

이 메시지는 겨울에 특히 잘 어울리는 온기다.
낯선 여행지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따뜻한 인간관계, 감각적인 요리와 공간 연출은 겨울 로맨스 영화가 주는 특유의 감성을 깊게 만들어준다.
‘라스트 홀리데이’는 과한 드라마 없이도 잔잔하고 진심 있는 울림을 남기는 작품이며, 나이를 막론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테마를 품고 있다.

마지막 한 줄 느낌
내일을 미루며 지내고 있다면, 이 영화는 오늘 한 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가장 따뜻한 응원이다.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영화 Shutter Island(셔터 아일랜드) 리뷰 – 끝까지 속고 또 속는 미로 같은 심리 스릴러 (0) | 2025.12.01 |
|---|---|
| 글래디에이터 (Gladiator, 2000) – 복수와 영웅 서사의 역사 블록버스터 (0) | 2025.11.30 |
|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 리뷰 (0) | 2025.11.29 |
|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 천재 사기꾼과 FBI의 끝없는 숨바꼭질 (0) | 2025.11.29 |
|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 리뷰|도심 속에 숨어 있던 내공의 세계가 깨어나는 순간 (0) | 2025.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