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도심 속 빽빽한 건물 사이, 우리가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2003년, 고성능 카메라폰과 MP3, X-게임, 화상채팅이 거리를 채우던 그 시절의 서울에서, 오랜 세월 자신의 기를 갈고 닦으며 평화를 지켜온 생활 도인들의 존재를 앞세운 영화가 바로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다. 유쾌한 상상력과 한국형 판타지 감성이 합쳐진 이 영화는, 평범한 청년 상환이 숨겨진 영웅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과정을 경쾌하게 그려낸다.

    1. 도심 속 숨겨진 고수들, 평범과 비범이 공존하는 세계가 열리다


    영화의 초반부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생활 도인’들의 활약을 경쾌하게 보여준다. 고층 빌딩의 외벽에 매달려 유리를 닦는 청소부가 사실은 절대내공의 고수일 수도 있고, 무거운 보따리를 가볍게 이고 다니는 할머니가 오랫동안 기를 다져온 도인일 수도 있다는 설정은 현실과 판타지가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재미를 만든다.

    이들의 존재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지만, 도시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정이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첫 번째 매력이다. 관객은 일상 속에 숨어 있던 ‘비범성’을 발견하는 느낌을 받으며, 영화가 열어 놓은 상상력의 문에 쉽게 끌려 들어간다.

    그 가운데 평범한 순경 상환이 등장한다. 나쁜 사람을 응징하고 싶어 경찰이 되었지만, 정작 조직폭력배 앞에서는 힘없이 무너져야 하는 현실. 상환의 답답함과 무기력함은 영화의 판타지 요소와 대비되며 그의 변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이처럼 영화는 시작부터 ‘평범한 청년’과 ‘숨겨진 고수들’의 대비를 통해 성장의 여정을 예고한다.

    2. 마루치로의 부름, 상환이 각성의 문으로 들어서다


    상환의 삶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사람들, 즉 ‘칠선’과의 만남으로 급격히 변하기 시작한다. “자네는 마루치가 될 재목이야!”라는 말보다 더 황당한 일이 있을까 싶지만, 이 말은 상환의 숨겨진 잠재력을 끌어내는 첫걸음이 된다. 상환은 처음에는 그들을 믿지 못하지만, ‘아라치’ 의진과의 만남은 그의 마음을 움직인다.

    의진은 상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자신보다 먼저 내공의 세계에 발을 들인 인물이자, 상환이 먼 길을 돌아 스스로를 믿게 만들도록 돕는 존재. 둘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 서로를 성장시키는 파트너십의 느낌을 준다.
    하지만 마루치의 길은 마냥 화려하거나 거창하지 않다. 상환이 기대했던 장풍, 공중부양 같은 화려한 기술은 좀처럼 가르쳐지지 않고, 부황 뜨고 청소하고 잡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 부분은 영화의 코믹 포인트이자, ‘내공은 결국 기본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재미있게 풀어낸 장치다.

    상환은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금씩 변화한다. 몸의 감각이 바뀌고, 마음이 단단해지며, 자신이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진다. 영화는 상환의 작은 변화를 꾸준히 쌓아 올리며 관객이 그의 성장을 자연스럽게 응원하도록 만든다.

    3. 절대악의 부활, 평범한 청년이 세상을 지키기 위해 나아가다

    칠선들이 봉인해 놓았던 절대악 ‘흑운’이 다시 깨어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긴장감을 더한다. 도심 한복판에 드리운 보이지 않는 위협 속에서, 상환은 더 이상 한 발짝 뒤로 물러설 수 없다. 이 순간부터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코믹한 분위기 속에 묵직한 메시지를 더한다. “누군가의 평범함은 누구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다.”

    상환은 아직 완성된 고수가 아니다. 하지만 그는 도망치지 않는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의진과 함께 세상을 지키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성장'이라는 테마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날 때부터 영웅이었던 사람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겪고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평범한 청년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는 한국형 판타지 액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기(氣)의 전투, 코믹한 편집, 시대의 분위기를 담은 대사와 장면들까지, 2000년대 초반 특유의 감성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무엇보다 ‘영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바꾸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관객에게 따스한 울림을 준다.

    마지막 한 줄 느낀점


    평범한 일상이 깨질 때 시작되는 진짜 내공의 성장, 유쾌함과 따스함을 함께 품은 한국형 판타지 액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