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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피로 물든 조선의 첫 시대, 야망과 권력의 물결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순수’는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영화 순수의 시대는 건국 직후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왕권을 둘러싼 피의 투쟁과 그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지키려는 이들의 갈등을 다룬 역사 액션 드라마다. 조선 개국 공신이자 장군 ‘김민재’, 왕이 될 수 없었던 ‘이방원’, 그리고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흔들리는 부마 ‘진’. 세 남자의 서로 다른 욕망과 순수함이 맞부딪히며, 막 태어난 왕조의 운명을 뒤흔든 이야기를 정교하게 전한다.

1. 피로 세워진 조선, 권력의 시작과 끝
영화 순수의 시대는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정치적 긴장과 피의 권력투쟁을 강렬하게 담아낸다. 태조 이성계는 조선을 개국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이방원이 아닌, 어린 막내 아들을 세자로 책봉한다. 그 뒤에는 정도전이라는 거대한 정치 세력이 자리하고 있고, 이 결정은 결국 왕좌를 둘러싼 피바람을 예고한다. 영화는 조선 초기의 불안정한 권력 구조를 생생하게 시각화하며, 역사적 사건을 극적인 서사와 함께 묵직하게 풀어낸다.

이 시기 조선은 내부적으로는 왕권과 신권의 대립, 외부적으로는 여진족과 왜구의 위협을 동시에 받고 있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장군 김민재는 조선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하며 북방 전선을 안정시키지만, 정치의 중심에서는 점점 멀어진다. 그는 정의로운 무장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지만, 왕좌를 둘러싼 음모가 점점 다가오며 예상치 못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반원(장혁) 역시 정치에서 소외된 채 분노를 쌓아가는데, 왕이 될 수 없었던 왕자의 절망과 야망은 영화의 가장 강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정치적 갈등 속에 인물들의 감정이 더해지며 영화는 단순한 사극이 아닌 인간 심리극으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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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권력의 소용돌이 속 세 남자―야망과 순수의 충돌
김민재(신하균), 이방원(장혁), 진(강하늘). 이 세 남자는 같은 시대를 살지만 서로 다른 욕망과 가치관을 품고 있다. 영화는 이들의 복잡한 관계와 얽힌 감정을 중심축으로 삼아, 권력이라는 무게가 인간을 어떻게 바꾸는지 깊이 있게 보여준다.

김민재는 조선을 지킨 영웅이라 불리지만, 정치의 중심에서는 늘 소외된다. 그가 받는 상처는 곧 충성심과 순수함이 시험대에 오르는 지점이 된다. 그는 권력의 향기가 아닌 조선이라는 나라 자체를 지키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지만, 주변의 모든 상황은 그를 정치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인다.

이방원은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왕좌를 향한 절대적인 욕망, 그리고 자신이 세운 피의 공헌이 외면받았다는 울분은 영화 속 가장 뜨겁고 격렬한 에너지로 표현된다. 장혁의 강렬한 눈빛과 박력 있는 연기는 이방원의 결연함과 잔혹함을 완벽히 담아낸다.

반면, 부마 ‘진’은 순수함과 방황의 경계에 서 있다. 민재의 사위이자 정도전의 측근으로 정치적 가치를 가져야 했지만, 그는 내면의 공허함과 쾌락에 스스로를 던져버린다. 피의 시대 속에서 가장 연약한 인간을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세 남자의 갈등은 결국 조선의 운명을 결정짓는 방향으로 흘러가며, 인물 간의 감정적 충돌은 영화의 큰 서사적 힘을 만들어낸다.
3. 순수와 사랑, 그리고 피의 시대—가희의 존재가 던진 의미
김민재의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인물은 기녀 ‘가희(강한나)’다. 다른 누군가의 시선을 피하고 권력의 무게에서도 비켜서 있는 민재에게 가희는 오롯한 ‘김민재의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인물은 기녀 ‘가희(강한나)’다. 다른 누군가의 시선을 피하고 권력의 무게에서도 비켜서 있는 민재에게 가희는 오롯한 ‘인간적 감정’을 일깨운 존재다. 나라를 위해 평생 검을 들었고 충성만을 강요받았던 민재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생경하면서도 어쩐지 따뜻한 감정의 시작이었다. 이 감정은 그가 처음으로 스스로의 욕망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기점이 된다.


가희 역시 결코 단순한 인물이 아니다. 화려한 외면과 달리, 그녀는 시대의 폭력 속에서 자신의 삶이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냉혹함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민재와 함께 있을 때만은 인간으로서의 온기와 숨을 틔운다.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를 연약하면서도 깊이 있는 감정선으로 그려내며, 피로 물든 시대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강렬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오래도록 지켜질 수 없는 숙명적 한계를 지닌다. 정치의 흐름은 두 사람을 점점 더 먼 곳으로 밀어내고, 민재의 선택과 가희의 진심은 서로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와 시대적 비극 사이에서 충돌한다. 결국 이들의 사랑은 ‘순수의 시대’라는 제목이 가진 의미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핵심 장치가 된다.
혼란의 조선에서 순수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순수는 과연 권력보다 강할 수 있는가? 영화는 이 질문을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 묵직하게 던진다.
마지막 한 줄 평
야망이 피를 불렀던 시대, 그 속에서 지키려 했던 단 한 조각의 순수가 남긴 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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