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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규칙의 숲 한가운데, 한 남자의 엉뚱한 열정이 전류처럼 흘러들어온다.
영화 스쿨 오브 락은 그 전류가 빚어낸 변화의 파동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웃음과 음악, 그리고 성장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섞이며 관객에게 ‘에너지 한 스푼’을 건네는 영화다.

1. 록커 듀이 핀의 무모한 선택, 그리고 학교로 향한 첫 걸음
주인공 듀이 핀(잭 블랙)은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뜨겁지만 현실에서는 번번이 낙오하는 록커다. 공연 중 감정이 과열되어 밴드에서 쫓겨나고, 친구 집에 얹혀살며 월세까지 연체된 상태.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자신이 없던 그는 어느 날 친구에게 걸려온 임시교사 제안을 가로채며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바로 친구의 이름을 사칭해 초등학교에 취직하는 것.
이 무모한 결정은 전형적인 코미디 구조이지만, 듀이가 가진 엉뚱함과 진심이 더해지면서 단순한 웃음을 넘어 독특한 매력을 만든다.

처음 교실에 들어선 듀이는 제대로 된 수업을 할 생각 같은 건 없다. 그는 아이들의 시험성적도, 규칙도, 커리큘럼도 모른 채 단 하나의 열정만을 밀어붙인다. 바로 **‘음악’**이다.
그는 어느 날 음악 수업 준비 중 학생들의 예상치 못한 재능을 발견하고, 이 아이들을 데리고 ‘배틀 오브 더 밴드’ 경연대회에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학생들은 처음엔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음악을 통해 자신에게 숨겨져 있던 가능성과 감정을 발견하며 달라지기 시작한다.

영화의 초반은 듀이의 무모함과 아이들의 혼란이 코믹하게 부딪히는 장면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 과정이 상당히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현실적인 실패자 듀이와 규칙에 갇힌 아이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변해가는 서사 구조는 매우 설득력 있게 흘러간다. ‘스쿨 오브 락’이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이 서사의 에너지가 시대를 넘어 공감을 주기 때문이다.

2. 음악이 만든 변화, 아이들도 어른도 함께 성장하다
영화의 핵심은 단순한 ‘음악 코미디’가 아니다.
듀이와 아이들이 함께 밴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마치 각자의 내면에서 먼지가 쌓인 작은 악기를 하나하나 꺼내어 소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처럼 그려진다.
특히 학생 개개인의 캐릭터는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자신을 찾는 작은 주인공들로 보인다.

자신감이 부족했던 아이는 베이스 기타를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고, 부모의 기대에 눌려 살던 학생은 락 음악을 통해 압박에서 벗어난다.
듀이 역시 학생들을 가르치려다 오히려 자신이 음악을 왜 사랑하는지, 왜 이 길을 포기할 수 없는지 스스로에게 대답하게 된다.

이 영화가 음악 영화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바로 **‘변화의 주체가 어른도, 아이도 아니라 음악 그 자체’**라는 지점이다. 음악은 듀이에게는 다시 일어설 용기를, 학생들에게는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를 선물한다.
또한 잭 블랙의 특유의 에너지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큰 힘이다. 과장된 표정, 강렬한 퍼포먼스, 엉뚱함과 진심이 섞인 대사들은 듀이 핀이라는 캐릭터를 단순한 코믹 요소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되었으면 하는 어른’으로 만든다.

영화 스쿨 오브 락이 오래도록 회자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웃음을 넘어, 관객에게 “나도 저렇게 나만의 소리를 찾고 싶다”라는 작은 떨림을 선물한다.
3. 마지막 무대가 전하는 짜릿함, 그리고 영화가 남긴 메시지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마지막 경연 장면이다.
무대 조명 아래 선 아이들의 모습은 처음 교실에 서 있던 모습과는 비교할 수 없다.
불안했던 눈빛은 사라지고,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당당함이 무대 위에서 반짝인다.
그리고 듀이는 무대 뒤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며 처음으로 진짜 교사다운 표정을 짓는다.

이 장면은 단순히 공연의 완성도가 높은 장면이 아니라,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압축한 장면이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틀을 씌우는 일이 아니라, 그 안에 이미 있는 힘을 꺼내주는 일이다.”
듀이는 정식 교사가 아니었지만, 어쩌면 누구보다 교사다운 방법으로 아이들을 변화시켰다.

또한 이 영화는 교육의 본질에 대한 부드러운 통찰도 담고 있다. 과한 규칙과 부모의 기대에 묶여 있던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지식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어도 괜찮다’는 메시지였다.
듀이가 아이들에게 남긴 건 연주 기술이 아니라, **“너는 이미 멋진 사람”**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것들이다.

스쿨 오브 락은 결국 음악을 통해 삶의 온도를 바꾸는 영화다.
가볍게 시작하지만 끝에 남는 여운은 묵직하고 따뜻하다.
웃음과 감동, 그리고 음악까지 삼박자를 정확히 맞춘 작품이다.
🎤 한 줄 느낀점
삶이 조금 지루해질 때, 이 영화는 마음속 볼륨을 다시 최대로 올려주는 조용한 스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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