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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딱 맞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혼자가 가장 편한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영화 싱글 인 서울은 이 문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작한다.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 혼자 사는 삶을 당당히 선택한 사람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못하는 마음. 이 영화는 바로 그 미묘한 감정의 경계를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혼자가 좋은 남자, 혼자는 싫은 여자
영화 싱글 인 서울의 주인공 영호(이동욱)는 혼자 사는 삶을 콘텐츠로 만드는 파워 인플루언서이자 에세이 작가다. 혼자 걷고, 혼자 먹고, 혼자 쉬는 일상이 곧 브랜드가 된 인물이다. 그는 스스로를 완벽한 싱글이라 믿고 있으며, 연애와는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자인 게 불행하다는 건 편견이다”라는 그의 태도는 지금 시대의 1인 가구 정서를 그대로 대변한다.

반면 현진(임수정)은 능력 있는 출판사 편집장이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혼자 살고 있지만 누군가와 감정을 나누고 싶고, 관계 속에서 위로받고 싶은 인물이다. 이 두 사람은 싱글 라이프를 주제로 한 에세이 <싱글 인 더 시티> 시리즈의 작가와 편집자로 만나게 되며,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끊임없이 충돌한다.

서울이라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감정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싱글 인 서울은 서울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혼자 사는 삶의 리듬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북적이는 거리 속 고독, 카페 창가에 앉아 혼자 보내는 시간, 밤이 되면 더 선명해지는 외로움까지. 서울은 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인물처럼 기능한다.

영호와 현진이 함께 책을 만들며 나누는 대화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싱글 라이프를 긍정하는 말들 속에서도 관계에 대한 갈증이 묻어나고, 연애를 원하면서도 상처받기 싫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 영화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 선택인지 조용히 묻는다.


공감으로 완성되는 현실 로맨스
싱글 인 서울은 극적인 사건이나 과장된 감정 표현 대신, 현실적인 대사와 상황으로 관객을 설득한다. 이동욱은 차분하고 담백한 연기로 혼자가 익숙한 남자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임수정은 관계 앞에서 솔직하고 섬세한 감정을 안정적으로 그려낸다. 두 배우의 호흡은 과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 편도 들지 않는 태도다. 싱글이 옳다거나, 연애가 답이라는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며, 그 선택 뒤에 숨은 감정들을 조심스럽게 비춘다. 그래서 관객은 영호에게도, 현진에게도 쉽게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혼자여도 괜찮고, 함께여도 괜찮은 이야기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지만 가끔은 누군가가 그리운 사람들에게 특히 잘 맞는 영화다. 연애 영화이면서 동시에 에세이 같은 감성을 지니고 있고, 빠르게 소비되는 로맨스가 아닌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혼자여도 충분하지만, 함께라면 더 좋을 수도 있다" 는 메시지는 지금을 살아가는 많은 싱글들에게 조용한 위로가 된다.

한 줄 평
혼자가 익숙한 시대에 건네는, 가장 현실적인 서울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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