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세상과 이어지는 길이 기찻길 하나뿐이지만, 정작 기차는 서지 않는 마을이 있다면 어떨까.
    영화 기적은 거창한 영웅이나 극적인 반전 대신, 한 소년의 끈질긴 기다림과 진심 어린 노력을 통해 ‘변화는 어떻게 시작되는가’를 조용히 들려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눈물을 강요하지 않지만, 보고 나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힘을 지니고 있다.

    기차역이 없는 마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소년


    영화의 배경은 오갈 수 있는 길이 기찻길 하나뿐이지만 기차역은 없는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준경’은 오늘도 청와대에 편지를 보낸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무려 54번째 편지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마을에 기차역을 만드는 것. 이 단순해 보이는 소망은 사실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다. 사고가 잦은 기찻길, 왕복 5시간이 넘는 통학길, 그리고 언제든 고립될 수 있는 삶. 준경에게 기차역은 편의시설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연결 통로다.

    아버지 ‘태윤’은 원칙을 중시하는 기관사다. 그는 현실을 알고 있기에 아들의 꿈을 쉽게 응원하지 못한다. 기차역은 감정이 아닌 규칙의 문제라고 말하는 아버지와, 가능성을 믿는 아들 사이의 갈등은 이 영화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기적은 믿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믿지 못했던 사람의 마음까지 흔들 때 완성된다.

    엉뚱하지만 진심인 노력의 시간들


    준경의 노력은 평범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맞춤법을 배우기 위해 ‘라희’에게 수업을 받고, 유명해지기 위해 장학퀴즈에 도전하며,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까지 응시한다. 이 모든 행동은 결국 하나의 목적을 향해 있다. “제 말을 들어주세요.”
    이 과정에서 영화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준경의 엉뚱함은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안타깝다. 하지만 그 모든 행동에는 계산되지 않은 진심이 담겨 있다.

    라희는 그런 준경의 비범함을 단번에 알아본 인물이다. 그녀는 준경을 특별하게 만들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가 가진 고유한 세계를 존중하며 곁에 서 준다. 이 영화에서 로맨스는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대신 서로의 꿈을 지켜봐 주는 관계로 묘사된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기적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는다


    영화 기적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적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두드렸을 때, 비로소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며 현실이 조금씩 변한다. 이 영화는 성공의 순간보다 기다림의 시간을 더 소중하게 다룬다. 그래서 마지막에 다가오는 변화는 과장되지 않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특히 아버지 태윤의 변화는 인상적이다. 원칙을 지키던 그는 어느 순간, 아들의 노력이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마을 전체를 위한 선택임을 깨닫는다. 이 장면은 세대 간의 이해와 화해를 상징하며, 영화의 감정을 가장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한 줄 평

    기적은 멀리 있지 않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마음 곁에 있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