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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갈망하는 남자 ‘아비’, 그리고 그를 사랑했던 여자들. 영화 아비정전은 단순한 멜로가 아니라 사랑과 고독,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입니다. 장국영의 치명적인 매력과 함께, 잊히지 않는 명장면과 대사가 관객의 감정을 오래 붙잡는 작품이죠.

■ 사랑하지만 머물 수 없는 남자, 아비
아비는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매표소에서 일하는 ‘수리진’을 찾아갑니다. 그는 “이 1분을 잊지 말라”는 말로 그녀의 마음을 흔들고, 결국 수리진은 그를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비에게 사랑은 머무는 감정이 아니라 스쳐가는 감정에 가깝습니다. 결혼을 원치 않는 그는 구속을 두려워하고, 결국 수리진은 상처를 안은 채 그를 떠나죠. 이 장면은 영화 아비정전이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 반복되는 관계, 깊어지는 공허함
수리진과의 이별 후 아비는 댄서 ‘루루’와 또 다른 관계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끝내 책임지지 못하는 아비의 모습은 자유로운 영혼이라기보다 방황하는 존재에 가깝습니다.

왕가위 감독 특유의 느린 호흡과 감각적인 연출은 인물의 공허함을 더욱 극대화시키며, 관객으로 하여금 감정보다 분위기로 사랑을 체감하게 만듭니다.

■ 친어머니를 찾아 떠나는 여정의 의미
루루와도 이별한 아비는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필리핀으로 떠납니다. 이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정체성을 찾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에 가깝습니다.

사랑에 정착하지 못했던 이유 역시 ‘버려진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암시하죠. 한편, 그와의 1분을 잊지 못한 수리진은 여전히 그를 기다립니다.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같은 기억을 붙잡고 살아가는 대비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 영화 아비정전이 특별한 이유
아비정전은 서사가 빠르게 전개되는 영화가 아닙니다. 대신 감정의 결, 시선의 온도, 시간의 흐름으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장국영의 눈빛 연기, 크리스토퍼 도일의 촬영, 왕가위 감독의 감성이 결합해 홍콩 멜로 영화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발 없는 새”라는 상징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타포로, 떠돌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표현합니다.

한 줄 평
사랑을 붙잡지 못한 남자의 방황, 그리고 그 시간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슬픈 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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