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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을 향한 집념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 영화 <위플래쉬>는 드럼 스틱보다 날카로운 심리 전쟁을 통해 그 본질을 파고든다. 평범한 드러머였던 한 소년이 거장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음악, 광기, 집념의 이야기. 당신은 ‘그 정도면 잘했어’란 말이 위로라고 생각하는가? 이 영화는 그 문장을 세상에서 가장 해로운 말이라 말한다.

    완벽을 향한 광기의 수업 – 플레쳐 교수와의 만남


    뉴욕의 명문 음악 학교 셰이퍼 콘서바토리에 재학 중인 앤드류는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학생이었다. 그런 그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인물, 바로 셰이퍼 최고의 밴드를 이끄는 플레쳐 교수다. 플레쳐는 앤드류를 눈여겨보고 자신의 밴드에 합류시키지만, 곧 그 선택이 축복이 아닌 저주임을 깨닫게 된다.

    플레쳐 교수는 무자비했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분노를 터뜨리고, 피아노 앞에서 박자를 놓쳤다고 의자를 던지며 모욕을 가하는 인물. 그는 **“위대한 뮤지션은 칭찬이 아니라, 극한의 압박에서 나온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 신념은 곧 앤드류의 정신을 파괴하고, 동시에 몰아세운다. 드럼을 치며 손에서 피가 나고, 밤새 연습하다 정신이 흐려져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그는 ‘인정받기 위해선 부서져도 된다’는 생각에 집착하게 된다.

    음악이 아닌 심리전 – 드럼 스틱보다 날카로운 감정의 전쟁

    영화 <위플래쉬>는 음악 영화지만, 단순한 재즈 연주나 청춘 스토리가 아니다. 이 영화는 ‘폭력적인 스승과 이를 극복하려는 제자’라는 고전적인 구도 속에서, 감정과 심리의 전쟁을 다룬다. 음악은 수단일 뿐, 진짜 주제는 집념, 압박, 인정욕구다.

    앤드류는 점점 더 플레쳐의 방식에 적응해가며, 그가 원하는 연주를 해내기 위해 자신을 망가뜨린다. 연습은 연습을 넘어서 생존 수단이 되며, ‘완벽한 타이밍’이 인생의 전부가 되어버린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너는 인정받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플레쳐 역시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그는 현실적으로 위대한 음악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누군가를 부숴야 한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의 철학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쯤 되면, 영화는 단순히 한 청춘의 성장담이 아닌, 재능과 노력, 인정과 희생에 대한 잔인한 철학을 말하는 심리 스릴러처럼 느껴진다. 리듬을 따라가는 전개 속에서 심장은 쿵쾅대고, 관객도 함께 숨을 죽인다.

    결말의 전율 – 예술은 누구의 것인가?


    영화 <위플래쉬>의 클라이맥스는 단연 마지막 연주 장면이다. 플레쳐는 앤드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무대 위에서 전혀 준비되지 않은 곡을 연주하도록 유도하지만, 그 순간 앤드류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반격에 나선다. 무대에서 드럼 스틱을 잡은 그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완벽한 연주를 선보이고, 플레쳐는 처음으로 그를 진심으로 인정하는 눈빛을 보낸다.

    이 장면은 단순한 성공의 상징이 아니다. 자기 존재를 스스로 증명한 청춘의 승리이자, 동시에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소모된 젊은이의 비극일 수도 있다. 관객은 박수를 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진다. 이 영화는 꿈을 좇는 이들에게 ‘현실’이라는 매서운 질문을 던진다. 예술은 고통 없이 가능할까? 성공은 모든 것을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앤드류는 결국 인정을 받았지만, 그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위플래쉬는 단순히 음악 영화가 아니라, 그 어떤 스릴러보다 치열한 내면의 드라마이며, 청춘의 광기를 담은 작품이다.

    한 줄 평

    완벽을 향한 집착과 인정욕, 그 끝에서 우리는 진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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