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허삼관은 거창한 성공담도, 극적인 반전도 없는 이야기다. 대신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살아가는 한 남자의 삶을 통해 가족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천천히 보여준다. 가진 것은 없지만 가족만 바라보며 살아온 남자 허삼관. 그가 11년 동안 남의 자식을 키워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영화는 웃음 뒤에 숨겨진 깊은 질문을 꺼내 든다.1. 가난하지만 단단했던 한 가장의 일상허삼관(하정우)은 세상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이다. 돈도 없고, 기술도 없고, 특별한 능력도 없다. 그가 가진 유일한 수단은 자신의 피를 팔아 돈을 버는 것뿐이다. 이 설정만 보면 비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는 허삼관을 불쌍한 인물로 그리지 않는다.그는 늘 가족 앞에서 당당하려 애쓰고, 가장으로서의 자존심을 놓지 않는다. 아..
인공지능 로봇으로 자동화된 근미래, 기술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협이 되기 시작한다.영화 미스터 로봇은 이 익숙한 질문에서 출발해, 인간과 로봇의 경계를 감성적으로 풀어낸 SF 드라마다. 화려한 액션이나 과장된 기술 설명보다, “의식이란 무엇인가”, “인간다움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둔 작품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1. 사고로 시작된 두 개의 운명K-ROBOT 인더스트리의 대규모 쇼케이스 현장은 기술의 결정체를 보여주는 자리다. 새로 공개된 로봇 ‘맥스’는 완벽한 인공지능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그날 발생한 치명적인 사고는 이 세계가 얼마나 불안정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단번에 드러낸다. 로봇 관리대 대원(RCC) 한태평은 사고를 수습하려다 혼수상태에 빠..
“이 분이 저희 어머니라고요?”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 질문은 한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다. 영화 얼굴은 시각장애인 도장 장인과 그의 아들이 40년 전 실종된 어머니의 죽음을 추적하며 마주하게 되는 기억과 진실을 담담하지만 묵직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범인을 찾는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보지 못했기에 더 선명하게 남은 감정과 시대의 얼굴을 조용히 꺼내 보인다.시각장애 도장 장인, 그리고 멈춰 있던 시간임영규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볼 수 없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장을 새기는 장인으로 살아온 인물이다. 손끝의 감각과 오랜 집중으로 완성되는 그의 도장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삶 그 자체다. 그런 그에게 경찰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40년 전 실종된 아내 정영희의 백골 사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