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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이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전도서 7:13)
    영화 가타카(Gattaca)는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려는 세상에서, 한 개인이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과학과 기술이 삶의 질서를 대신하는 시대,
    진짜 인간다움은 어디서 오는가?

    1️⃣ 유전자 사회, 완벽함의 허상


    영화의 무대는 유전자가 개인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회다. 출생 시 아이는 유전 분석을 통해 질병, 수명, 범죄 가능성까지 미리 예측된다.
    “신의 아이”로 자연출산 된 빈센트 프리먼(에단 호크 분)은 심장 질환과 낮은 수명 예측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낙인찍힌 인물이다.

    반면, 동생 안톤은 시험관 수정으로 태어난 ‘우성 유전자’ 소유자다. 부모는 더 이상 자연에 맡기지 않고, 완벽한 유전자를 설계했다. 그 차이는 곧 인생의 기회로 이어진다. 빈센트는 우주비행사를 꿈꾸지만, 현실은 청소부 자리가 전부다. 사회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가 아니라, 어떤 유전자를 가졌는지만 본다.

    우리는 자연을 함부로 바꾸려 하지만, 자연도 우리를 바꾸려 할 것이다.” – 윌리엄 게이린

    그는 유전자의 차별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결국 그는 신분 세탁 브로커 ‘게르만’을 통해,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수영선수 ‘유진 머로우(주드 로 분)’의 신분을 구매하게 된다.
    이름, 유전자 정보, 체모와 체액, 모든 생물학적 흔적을 철저히 감추며 빈센트는 ‘제롬 머로우’가 된다.

    2️⃣ 인간 의지 vs 유전 운명


    가타카 우주항공국에 입사한 빈센트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우주비행사 선발에 다가간다. 하지만 그 과정은 고통과 절제의 연속이다.
    그는 매일 피, 머리카락, 피부 조직을 관리하며 단 하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다. 키가 맞지 않아 수술로 뼈를 늘리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그는 육체를 넘어 정신의 힘으로 한계를 돌파한다.

    힘은 육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서 나온다.”
    어릴 적 동생과 수영 시합 중, 익사 위기에 처한 안톤을 구했던 순간처럼, 빈센트는 불가능을 현실로 바꾼다. 그는 과학이 정해준 미래가 아닌, 스스로 선택한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한편, 유진 머로우는 완벽한 유전자를 지녔음에도 자살 시도로 하반신이 마비된 인물이다. 유전자 상의 ‘최상급 인간’이지만, 사회적 압박과 자기 실망으로 인해 좌절한 그의 모습은 완벽함이 곧 행복이나 성공을 보장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빈센트와 유진의 관계는 점차 상호 신뢰와 우정으로 깊어지고, 유진은 결국 자신의 유전 정보를 모두 내어주며 빈센트를 우주로 보내기로 결심한다.

    결국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유전자가 아니라 의지, 선택, 그리고 희생이다.

    3️⃣ 사랑과 정체성, 그리고 마지막 도전


    가타카에서 근무하며 빈센트는 동료 아이린(우마 서먼 분)을 만나게 된다. 그녀 또한 유전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며, 건강 이상을 숨기고 살아왔다.
    두 사람은 서로의 결핍을 공유하며 점차 가까워지고, 그 만남은 유전자 기반의 세상에서도 진실한 관계는 가능함을 보여준다.

    영화 후반부, 가타카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내부 조사가 시작되며 빈센트의 정체는 위협받는다. 과거의 DNA 흔적 하나가 그의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그의 진심, 노력, 그리고 유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우주비행 전날, 그는 마침내 모든 심사를 통과하고 발사장에 선다.

    그리고 우주선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그 순간, 유진은 자신의 정체성에 작별을 고하며 마지막을 맞는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룬 빈센트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 것이다.

    빈센트의 마지막 대사는 이렇게 끝난다.
    “아마도 내가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미련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만큼이나 멀리 왔으니까.”


    한 줄 평


    인생은 유전자가 설계하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건 오직 인간의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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