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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기억과 죄책감, 그리고 진실을 향한 피의 여정. 넷플릭스 영화 ‘브로큰’은 하정우의 진가를 다시금 증명하는 묵직한 범죄 스릴러입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하드보일드 복수극
2025년 2월 개봉한 영화 ‘브로큰’은 한국형 하드보일드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하정우가 연기한 배민태는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를 끌어안고 살아가던 중, 동생의 죽음과 그 아내의 실종으로 다시 지옥 같은 현실 속으로 끌려 들어갑니다. 단순한 액션 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 ‘브로큰’은 인간 내면의 고통과 분노, 그리고 죄책감이라는 깊은 정서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특히 이 영화는 민태의 심리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관객의 몰입감을 극대화합니다. 살벌한 액션과 함께 도시의 어둠을 담아낸 로케이션도 영화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서울, 춘천, 인천 등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추격과 대립은 이 영화가 단순한 범죄극이 아닌 인간 심리의 무너짐과 회복을 그린 드라마임을 보여줍니다.
하정우와 김남길, 긴장감을 쥐락펴락하는 투톱 연기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하정우와 김남길의 연기 호흡입니다. 배민태 역의 하정우는 무너져가는 남자의 얼굴을 섬세하고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했고, 호령 작가로 등장한 김남길은 차분하지만 내면의 광기를 숨긴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민태가 쇠파이프를 들고 복수에 나서는 장면. 폭력적이지만 서늘하고, 잔인하지만 안타까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연기는 하정우가 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인지 납득하게 만듭니다. 김남길 역시 단순한 조연이 아닌 서사의 또 다른 축으로 기능하며,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합니다.
또한 유다인이 맡은 문영 캐릭터는 사건의 중심에 위치한 인물로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그녀의 실종이 영화 전체를 이끄는 미스터리의 핵심이기 때문에, 그 연기도 섬세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소설과 현실이 교차하는 구조, 미스터리의 매력
‘브로큰’은 단순한 액션 스릴러를 넘어서, 현실과 픽션의 경계가 무너지는 독특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남길이 연기한 호령 작가가 쓴 소설 『야행』과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겹쳐지면서, 관객은 이야기의 진실을 끊임없이 추론하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서스펜스를 극대화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의 진실을 스스로 찾아나가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단서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구성과 인물 간의 엇갈림은, 스릴러 장르 특유의 몰입감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장치로 작용합니다. 또한 복수의 정당성과 인간 내면의 균열을 함께 그리며 철학적인 질문까지 던지는 점에서, 단순한 장르 영화로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한 줄 느낀점
하정우의 눈빛 하나가 수천 마디 말보다 강렬했던 영화, ‘브로큰’은 놓치면 안 될 넷플릭스 스릴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