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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언제나 약자에게 잔인하다.”
영화 〈거인〉은 보호시설에서 자란 열일곱 소년 ‘영재’의 현실을 통해 가족의 상처, 사회의 무관심, 성장의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작품입니다. 감독 김태용의 사실적 연출과 배우 최우식의 압도적인 연기가 만나, 우리가 외면해온 청춘의 절규를 깊이 있게 보여줍니다.

1. 버림받은 소년, ‘영재’의 현실
시설에서 자란 소년 영재(최우식)는 언제나 세상에 기대지 못합니다.
그는 “착한 아이”로 보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일찍 깨달은 아이입니다. 신부님에게는 공손하고, 후원자에게는 고개를 숙이며, 친구에게는 웃음을 짓지만, 그 이면에는 거짓과 두려움, 생존을 위한 본능이 숨어 있습니다.


영재는 늘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하지만 보호시설을 떠나야 할 나이가 다가오자, 세상은 그를 또다시 밀어냅니다.
돌아가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집, 의지할 곳 없는 현실.
그 속에서 영재는 절망을 삼키며 어른이 되어가야 하는 잔인한 운명과 마주합니다.
이 영화는 그가 얼마나 외롭고, 얼마나 버텨야만 했는지를 담담하게, 그러나 뼈아프게 보여줍니다.
2. 선량함 뒤에 숨은 분노와 절망
〈거인〉의 가장 큰 매력은 영재의 양면성입니다.
겉으로는 착하고 순한 아이처럼 보이지만, 내면에는 사회와 가족을 향한 깊은 분노가 쌓여 있습니다.
그는 후원물품을 몰래 팔고, 친구를 속이며, 거짓말로 자신을 보호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행동의 근원에는 사랑받지 못한 아이의 상처가 있습니다.



영재가 아버지에게 “왜 나를 버렸냐”고 묻는 장면은 보는 이의 가슴을 찢어놓습니다.
그의 분노는 단순한 반항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이 영화는 선악의 이분법이 아닌, 상처받은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보여주며 진정한 ‘성장영화’로서의 무게를 지닙니다.
3. 청춘의 고통을 담아낸 현실주의 영화
〈거인〉은 대사보다 침묵과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합니다.
감독 김태용은 화려한 연출 대신, 거친 현실의 질감을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낡은 시설, 어두운 골목, 텅 빈 눈빛 속에 피어나는 인간의 욕망과 슬픔.
특히 최우식의 연기는 단연 압도적입니다. 그는 영재의 불안, 분노, 절망, 그리고 그 속에 숨어 있는 미약한 희망까지 완벽히 표현합니다.



〈거인〉은 단순한 성장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의 잔혹함을 그대로 비추는 사회 드라마입니다.
관객은 영재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는 약자에게 얼마나 냉혹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한 줄 평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소년의 눈빛,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잔혹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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