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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진 연인들이 다시 마주한 순간, 그들이 나누는 대화 속엔 사랑보다 깊은 그리움이 숨어 있다.
    영화 <먼 훗날 우리(Us and Them, 2018)>는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사랑의 기억을 담은 작품으로, 현실적인 사랑의 끝을 그리며 수많은 관객의 눈시울을 붉힌 중국 멜로 영화다. 주동우와 정백연의 절제된 연기가 만들어내는 여운은, 한때 사랑했던 모든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2007년, 그들의 첫 만남


    영화의 시작은 2007년 춘절(중국의 설날),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 안이다.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두 청춘, ‘린젠칭’(정백연)과 ‘팡샤오샤오’(주동우).
    그들은 같은 고향에서 베이징으로 상경한 젊은이들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평범한 20대였다.
    처음엔 단순한 친구로 시작했지만, 서로의 외로움을 이해하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베이징의 좁은 월세방, 함께 먹던 길거리 음식,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던 밤들.
    그 모든 시간이 쌓이며 두 사람은 사랑하는 연인이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따뜻하지 않다. 꿈과 사랑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도시의 냉혹한 현실이 그들을 짓누르기 시작한다.

    린젠칭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일에 매달리고, 팡샤오샤오는 점점 소외감을 느끼며 멀어진다.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은 있었지만, 함께할 수는 없었던” 관계로 끝을 맞는다.

    10년 후, 다시 만난 우리


    10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북경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그들은 운명처럼 재회한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한때 ‘우리’였던 시간을 되짚어보는 두 사람.
    그들은 그때의 감정과 후회를 솔직하게 꺼내놓는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사랑이 왜 끝나야만 했는지,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린젠칭은 성공한 직장인이 되어 있지만, 마음속엔 여전히 팡샤오샤오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다.
    반면 팡샤오샤오는 삶의 현실 속에서 단단해졌지만, 그 역시 과거의 기억을 쉽게 지우지 못한다.
    비행기에서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때 하지 못했던 말들을 천천히 꺼내놓는다.

    사랑보다 진한, 이별의 여운


    <먼 훗날 우리>는 단순히 재회의 로맨스를 다루지 않는다.
    이 영화는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시간이 만든 거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장 사랑했지만, 결국 놓아야만 했던 사람에게 느끼는 미련과 그리움이 영화 전반을 감싼다.

    주동우는 특유의 섬세한 감정 연기로, 현실적인 여성의 내면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그녀의 눈빛 하나, 숨소리 하나에도 감정의 결이 느껴진다.
    정백연 역시 담담하지만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사랑과 후회의 경계에 선 남자의 복잡한 마음을 완벽히 그려냈다.

    감독 류루(劉若英)는 배우 출신답게 인물의 감정을 진심으로 담아냈다.
    “사랑은 끝나도,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녀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수 있는 그 사람, 그 시간. 이 영화는 그 기억을 따뜻하게 꺼내준다.

    한 줄 평


    “사랑은 끝나도, 우리라는 시간은 남아 있었다.”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는 사람, 그리고 먼 훗날 다시 만난 우리.
    이 영화는 그 모든 감정의 잔향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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