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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혹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아버지의 절규,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인간의 어두운 심연. 영화 <용서는 없다>는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죄와 용서, 복수와 정의의 경계를 흔드는 강렬한 문제작이다. 설경구와 류승범, 두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 대결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진실을 해부하는 남자, 그리고 용서받지 못한 죄

    영화의 주인공 강민호 교수(설경구)는 국내 최고의 부검의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수많은 시체를 해부하며 냉철하게 사건의 진실을 밝혀왔지만, 유일한 가족인 딸과 함께하기 위해 은퇴를 결심한다. 그러나 운명은 그를 마지막으로 가장 잔혹한 사건 앞에 세운다.
    금강에서 발견된 여섯 조각의 토막 시체, 한쪽 팔이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은 그가 평생 마주한 어떤 사건보다도 섬뜩하다.

    수사는 열혈 형사 민서영(한혜진)의 끈질긴 추리 끝에 환경운동가 이성호(류승범)를 용의자로 특정하며 급물살을 탄다. 이성호는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운동을 하던 ‘착한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경찰 앞에서 “살인은 나의 퍼포먼스였다”라고 담담히 말한다. 그 한마디는 관객의 숨을 멎게 만들며, 영화의 본격적인 심리전이 시작된다.

    뒤엉킨 단서, 그리고 아버지의 지옥 같은 선택


    이성호의 자백은 모든 것이 끝난 듯 보였지만, 수사는 오히려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증거는 맞지 않고, 시체의 상태는 설명되지 않는다.
    강민호 교수는 시체에서 발견되는 의문의 흔적과 부자연스러운 절단면을 분석하며, 사건의 이면에 뭔가 거대한 진실이 숨어 있음을 직감한다.

    그러던 중, 강민호의 딸이 사라진다.
    그녀의 실종 소식은 그를 한순간에 광기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이성호는 “시체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내면 딸을 살려주겠다”며 끔찍한 거래를 제안한다. 이제 강민호는 부검의로서가 아닌 ‘아버지’로서의 절박함으로 사건에 뛰어든다.

    그의 수사가 깊어질수록, 시체의 조각마다 드러나는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이 영화는 단순히 범인을 찾는 스릴러가 아니다. 그것은 죄를 지은 자와 죄를 묵인한 자, 그리고 그 대가를 치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다.

    용서 없는 세상, 그리고 남겨진 질문


    영화 <용서는 없다>는 제목 그대로, 누구도 용서받지 못하는 이야기다.
    설경구는 아버지의 절규와 인간의 붕괴를 완벽하게 표현하며,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정이 공존하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반면 류승범은 광기와 냉철함이 공존하는 살인마의 얼굴로 극을 완전히 장악한다. 두 배우의 팽팽한 심리전은 관객을 한시도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연출을 맡은 김형준 감독은 잔혹함을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절망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모든 복수에는 이유가 있고, 모든 진실에는 상처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끝내 관객으로 하여금 “과연 우리는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남긴다.

    한 줄 평


    “진실은 드러났지만, 그 누구도 구원받지 못했다.”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마지막 감정, ‘용서’를 묻는 이 영화는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마음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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