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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해 보이는 삶 뒤에 감춰진 욕망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영화 베이비걸은 성공한 여성 CEO가 자신의 내면 깊숙한 욕망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위험한 관계를 통해, 권력과 지배, 그리고 인간의 본능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품이다.

    완벽한 여성의 균열, 니콜 키드먼의 파격 변신


    베이비걸에서 로미 역을 맡은 니콜 키드먼은 커리어와 가정 모두를 잡은 성공한 CEO로 등장한다.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예술가 남편, 사랑스러운 두 딸까지 겉으로 보기엔 흠잡을 데 없는 삶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완벽함의 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로미는 오랜 결혼 생활 속에서도 충족되지 못한 욕망을 품고 있다. 그녀가 부끄러워했던 감정은 바로 ‘지배당하고 싶은 욕망’. 이 설정은 단순한 불륜 서사가 아니라, 권력을 쥔 사람이 오히려 통제받고 싶어 하는 역설적인 심리를 탐구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니콜 키드먼은 이 복합적인 감정을 절제된 표정과 미세한 떨림으로 표현한다. 특히 인턴 사무엘과 마주하는 장면들에서는 눈빛 하나만으로도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커리어우먼의 차가운 카리스마와 내면의 동요가 교차하는 연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권력 구조의 전복, 사무엘이라는 변수


    사무엘 역을 맡은 해리스 디킨슨은 기존의 연하 남성 캐릭터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그는 단순히 젊고 매력적인 인턴이 아니라, 로미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인물처럼 묘사된다. 출근길에서 개를 통제하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통제와 복종이라는 영화의 핵심 키워드를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오프닝 장치이기 때문이다.

    회사 내에서 CEO와 인턴이라는 구조는 분명한 위계질서를 가진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되는 순간, 권력의 방향은 미묘하게 뒤틀린다. 외형적 지위는 로미가 우위에 있지만, 감정과 욕망의 주도권은 점차 사무엘 쪽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가?”

    이 질문은 단순히 두 인물의 관계를 넘어, 사회적 성공과 개인적 욕망 사이의 긴장을 의미한다. 특히 로봇 자동화 회사를 이끄는 CEO라는 설정은 흥미롭다. 기계를 통제하는 인물이 정작 자신의 감정은 통제하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욕망의 대가, 그리고 무너지는 균형


    영화 베이비걸은 점점 강해지는 감정의 밀도를 통해 긴장감을 유지한다. 둘만의 은밀한 관계는 단순한 자극적 설정이 아니라, 로미가 쌓아온 사회적 위치와 가족, 명성까지 위협하는 요소로 확장된다.

    이 작품의 핵심은 선정성이 아니라 ‘선택의 대가’다.
    욕망을 인정하는 순간, 그녀는 그동안 지켜온 안정된 세계를 스스로 흔들게 된다. 이 균열은 점점 확대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다가간다.

    영화는 로맨스를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계의 위험성과 불안정함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인간이 얼마나 모순적인 존재인지, 성공과 통제 속에서도 결핍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섬세하게 짚어낸다.

    니콜 키드먼의 연기 변신, 해리스 디킨슨의 도발적인 존재감, 그리고 권력과 욕망을 교차시키는 서사는 이 작품을 단순한 멜로 영화가 아닌 심리 드라마에 가까운 문제작으로 만든다.

    한 줄 평


    완벽한 삶의 틈새로 스며든 욕망, 그 위험한 선택을 집요하게 파고든 심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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