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해결되지 못한 장기 미제 사건. 그리고 그와 똑같은 수법으로 다시 시작된 살인. 영화 반드시 잡는다는 화려한 액션이나 자극적인 장면 대신, 오래된 기억과 집요한 집념으로 범인을 쫓는 묵직한 추적극이다. 빠르지 않지만 단단한 이 영화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의 얼굴을 조용히 비춘다.1. 동네를 기억하는 남자, 심덕수이야기의 중심에는 동네 터줏대감 ‘심덕수’(백윤식)가 있다. 그는 형사도, 수사 전문가도 아니다. 하지만 골목의 변화, 사람들의 표정, 사소한 어긋남까지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인물이다. 영화는 이 설정을 통해 ‘기억’이 얼마나 강력한 수사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심덕수는 나이가 들었고 몸도 예전 같지 않지만, 오히려 그 세월이 그를 더 예리하게 만든다. 빠른 판단 대신..
낮에는 평범하고 유순하지만, 새벽이 되면 전혀 다른 존재로 변하는 여자.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는 이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 청년이 ‘악마가 깨어나는 시간’에 그녀를 돌보게 되면서 펼쳐지는 기이하면서도 유쾌한 사건들을 그린 코미디 판타지 영화다.1. 낮과 새벽, 두 얼굴의 선지… 임윤아가 보여주는 반전 연기〈악마가 이사왔다〉의 중심에는 선지(임윤아)라는 캐릭터가 있다. 그녀는 낮에는 온화하고 차분한 인상의 여성으로 등장하지만, 새벽이 찾아오면 속에 잠들어 있던 또 다른 존재가 깨어난다. 영화는 이 ‘변한다’는 사실을 단순한 공포나 충격 요소로만 사용하지 않고, 코믹함과 의외성을 섞어 관객에게 신선한 재미를 전달한다.선지가 왜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 그녀가 어떤 비밀을 지니고 있는지는 서서히 드러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