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문제는 100미터를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면 다 해결돼.”영화 100미터는 단거리 육상이라는 극도로 짧은 시간 안에, 청춘이 짊어진 압박과 상처, 그리고 성장의 순간을 압축해 담아낸 작품이다. 불과 십여 초, 숨조차 가쁘게 만드는 100미터 전력 질주 속에서 이 영화는 승패를 넘어선 인간의 이야기를 조용히 꺼내 보인다. 단순한 스포츠 영화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청춘의 민낯이 깊게 담겨 있다.1. “빠르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믿음의 시작토가시는 선천적으로 빠른 발을 타고난 인물이다. 달리기에서는 한 번도 져본 적 없는 그는,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단순한 논리 속에서 살아간다. 100미터라는 짧은 종목은 그의 삶 그 자체다. 고민도, 상처도, 질문도 필요 없다. 누구보다..
어릴 적부터 하늘을 걷는 도전을 꿈꿔온 한 남자.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The Walk)는 상식을 뛰어넘는 실화를 바탕으로, 두려움 위에 올라선 인간의 집념과 자유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1. “하늘을 걷고 싶다”는 꿈, 무모함이 아닌 신념주인공 필립은 평범한 직업이나 안정된 삶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는 줄타기라는 예술에 인생을 건 인물이며, 단순한 묘기를 넘어 공중에서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영화는 그의 꿈을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는다.특히 어린 시절부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하늘’의 이미지는, 필립이 왜 이 도전에 집착하는지를 설명해 준다. 그에게 줄 위를 걷는 행위는 명성이나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식이다.하늘을 걷는 남자는 이처럼 한 인간의 내면..
“그렇다고 죽을 수는 없잖아요.”영화 아침바다 갈매기는 이 한마디로 인간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까지 몰릴 수 있는지를 조용히 묻는다. 작은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생존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려는 한 청년의 위험한 거짓말을 통해 삶의 가치와 선택의 무게를 깊이 들여다본다.1.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어촌 마을이라는 감옥영화 아침바다 갈매기는 고요하지만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한다. 바다는 넓고 아름답지만, 젊은 어부 용수에게 그 바다는 자유가 아닌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다. 세대가 반복되는 가난, 선택지 없는 삶, 그리고 점점 숨 막히는 미래. 그는 마을을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이 작품은 이런 상황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보여준다. 특히 “도망치고 싶다”는 감정을 ..
세상이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무엇을 써 내려갈 수 있을까.영화 시는 한 노년 여성이 시를 배우며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책임에 대해 조용하지만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창동 감독 특유의 절제된 연출과 윤정희의 인생 연기가 만나, 한국 영화사에 오래 남을 울림을 완성한다.1. 시를 배우며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여자, 미자한강을 끼고 있는 경기도의 작은 도시. 낡은 서민 아파트에서 중학생 손자와 단둘이 살아가는 미자(윤정희)는 유난히 화사한 옷차림과 꽃 장식 모자를 즐겨 쓰는 인물이다. 나이에 비해 엉뚱하고 호기심 많은 그녀는 어느 날 동네 문화원에서 우연히 ‘시’ 강좌를 듣게 된다. 그동안 특별할 것 없던 일상에 처음으로 ‘바라보는 법..
영화 〈펄프 픽션(Pulp Fiction)〉은 한 편의 영화라기보다, 여러 개의 이야기가 뒤섞인 범죄 세계의 단편집에 가깝다. 퀜틴 타란티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시간의 질서를 해체하고, 건달들의 일상을 유머와 철학으로 엮어내며 영화사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잔혹한 범죄 이야기 속에서도 이상하리만큼 웃음이 나오고, 가벼운 대화 속에서도 삶과 운명에 대한 질문이 튀어나오는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전설로 남아 있다.1. 시간 순서를 거부한 이야기, 펄프 픽션의 시작영화는 어느 식당에서 벌어지는 풋내기 강도 커플의 강도 행각으로 시작된다. 이 장면만 보면 단순한 범죄 영화처럼 보이지만, 곧 관객은 이 작품이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지 않는 영화임을 깨닫게 된다. 이후 이야기는 빈센트와 쥴스, 복서 부치, 그리고 마..
영화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는 속도와 경쟁을 전면에 내세운 스포츠 영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청소년기의 불안, 자존심, 그리고 성장의 통증을 담아낸 청춘 드라마다. 전국을 제패한 육상 스타와 과거의 라이벌, 그리고 새롭게 떠오른 신예가 맞붙는 이 이야기는 단순한 승부를 넘어 “왜 우리는 달리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1. 전국구 육상 스타의 전학, 다시 마주한 라이벌전국대회를 휩쓸었던 육상 스타 나애리는 새로운 학교, 빛나리 고등학교로 전학을 온다. 늘 1등이었던 그녀에게 과거의 패배는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다. 그리고 그 기억의 중심에는 딱 한 번 자신을 이겼던 전 금메달리스트 하니가 있다.영화는 두 사람의 재회를 과장하지 않는다. 큰 말 대신 어색한 침묵과 짧은 시선으로 긴장을 만들어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