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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텝파더(The Stepfather) 는 ‘이상적인 가족’이라는 환상을 집요하게 좇는 한 남자의 광기를 통해,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가족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쉽게 붕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심리 스릴러다. 겉으로는 친절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끔찍한 비밀을 숨긴 존재. 이 영화는 그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1. 완벽한 가족을 꿈꾸는 남자, 데이비드 해리스


    영화의 중심 인물인 데이비드 해리스는 첫인상만 보면 이상적인 가장이다. 안정적인 직업, 젠틀한 태도, 그리고 가족을 사랑하는 듯한 말과 행동. 그는 “완벽한 가족”을 인생의 목표라고 말한다. 문제는 그 완벽함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순간, 모든 것이 제거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데이비드에게 가족은 관계가 아니라 구성 요건에 가깝다. 섹시한 아내, 착한 아이들, 안락한 집, 상류층의 삶.

    이 공식이 깨지면 그는 주저 없이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선다. 이 영화가 무서운 이유는 살인 장면 자체보다도, 데이비드가 살인을 합리화하는 방식에 있다. 그에게 폭력은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며, 감정의 동요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차가운 계산과 집착이 만들어낸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준다.

    2. 의심하는 자는 외톨이가 된다, 마이클의 고립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은 아들 마이클이다. 그는 데이비드에게서 느껴지는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을 가장 먼저 감지한다. 말투, 시선,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어딘가 어긋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진실을 감지한 사람은 언제나 가장 먼저 배척당한다는 것이다.

    마이클은 엄마 수잔과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의심을 털어놓지만, 돌아오는 것은 걱정이 아닌 불신이다. “너무 예민하다”, “괜한 오해다”라는 말들은 오히려 마이클을 더 고립시킨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현실적인 공포를 만든다.

    괴물은 집 안에 있지만, 그 사실을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스텝파더는 살인마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믿음이 무너지는 과정에 대한 영화다.

    3.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


    이 영화가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배경이 다름 아닌 ‘집’이기 때문이다. 집은 보통 휴식과 안정을 상징한다. 하지만 스텝파더에서 집은 점점 숨 막히는 공간으로 변한다.

    지하실에서 발견되는 시체, 우연을 가장한 죽음들, 그리고 점점 드러나는 데이비드의 정체. 특히 마이클이 아버지의 시체를 발견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이다.

    감독은 과도한 연출 대신 일상적인 공간과 정적인 분위기를 활용해 불안을 키운다. 덕분에 관객은 더 깊은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스텝파더는 점프 스케어보다는 심리적인 압박으로 공포를 만들어내는 영화이며, ‘가족 스릴러’라는 장르의 정석에 가까운 작품이다.

    마지막 한 줄 감상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질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얼굴을 보여주는, 차갑고 현실적인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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