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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지도 모른다.
영화 유전(Hereditary) 은 한 가족에게 대물림된 저주와 트라우마를 통해, 공포가 어떻게 일상과 혈연 속에 스며드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심리 호러 영화다. 점프 스케어보다 불쾌한 여운과 심리적 압박으로 관객을 조여오는 작품이다.

1. 엄마의 죽음 이후, 시작되는 균열
영화는 애니의 엄마가 사망한 직후부터 시작된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이 가족은 이미 오래전부터 어딘가 삐걱대고 있었다. 애니는 미니어처 작가로, 자신의 삶을 축소한 인형 집을 만들며 살아가는데, 이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상징이다. 이 가족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존재처럼 보인다.


엄마의 장례식 이후 이상한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고, 애니는 점점 엄마가 생전에 숨겨왔던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유전’이라는 제목이 단순히 혈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정신적 상처, 왜곡된 신앙, 통제되지 않는 운명까지 모두 유전된다.

2. 조안의 등장과 공포의 방향 전환
이웃 ‘조안’의 등장은 영화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상실의 아픔을 공유하는 듯 보이던 조안은 점차 애니를 엄마의 세계로 끌어당기는 인물이다. 이때부터 영화는 단순한 가족 드라마를 넘어 오컬트 공포 영화로 방향을 튼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공포를 설명하지 않고 체험하게 만든다는 연출이다. 배경에 숨은 상징, 대사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은 공간 연출, 그리고 점점 정상적인 판단을 잃어가는 애니의 심리 변화가 관객을 불안하게 만든다.

유전은 무섭다기보다 견디기 힘든 영화다. 보고 나서도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3. 피터와 찰리, 저주의 완성
아들 피터와 딸 찰리는 이 영화의 핵심이다. 특히 찰리는 초반부터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함을 풍기며, 이 가족이 이미 정상에서 벗어나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한 사건을 기점으로 영화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으로 향한다.

후반부에 드러나는 저주의 실체는 충격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냉정하다. 이 모든 비극은 우연이 아니라 계획된 결과였기 때문이다. 가족 구성원 누구도 이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선택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 영화의 공포는 더 잔인하다.
악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조용히 대를 이어 준비되어 왔기 때문이다.

마지막 한 줄 평
〈유전〉은 악마보다 인간의 무력함이 더 무서운, 오래 남는 심리 공포의 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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