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몸집은 거대하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한 소, 페르디난드.
영화 페르디난드는 힘과 폭력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세상 속에서, 싸우지 않는 선택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전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아이들을 위한 작품처럼 보이지만, 어른의 마음에도 오래 남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1. 싸움소가 되길 거부한 소, 페르디난드의 선택
페르디난드는 태어날 때부터 다른 소들과 달랐다. 투기장에서 싸우는 대신, 아름다운 꽃향기를 맡으며 평화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소다. 가장 소중한 존재는 소녀 니나, 그리고 그녀와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이다. 그러나 꽃 축제를 구경하러 갔다가 벌에 쏘이는 사고로 인해, 페르디난드는 폭력적인 싸움소로 오해받아 훈련장에 끌려가게 된다.


이 설정은 단순한 오해에서 출발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정확히 짚는다.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누군가를 규정한다는 점이다.


크고 힘이 세면 싸워야 하고, 강해 보이면 공격적일 거라는 편견. 페르디난드는 이 편견에 맞서 싸우는 대신, 끝까지 자신의 방식을 선택한다. 이 모습은 아이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어른들에게는 삶의 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 개성 넘치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좌충우돌 모험
페르디난드의 또 다른 매력은 조연 캐릭터들의 개성이다. 말 많고 오지랖 넓은 염소 루페, 단체 행동에 진심인 황소들, 그리고 깨방정 넘치는 고슴도치 삼남매까지. 이 친구들은 단순한 웃음 요소를 넘어, 페르디난드의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이들의 공통점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각자 부족하고 어설프지만, 서로를 믿고 돕는 과정에서 진짜 팀이 되어간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단순한 목표 하나로 움직이는 이들의 모험은 전형적인 애니메이션 구조를 따르면서도, 캐릭터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다.

영화는 빠른 전개와 유머를 유지하면서도 폭력적인 장면을 최소화한다. 대신 위트 있는 대사와 상황극으로 긴장감을 풀어내며, 가족 영화로서의 안전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3. 아이보다 어른에게 더 필요한 메시지
페르디난드가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영화는 말한다.
“모두가 싸우라고 말할 때, 싸우지 않는 선택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경쟁과 비교, 성과 중심의 사회 속에서 우리는 종종 페르디난드와 반대 방향으로 살아간다. 더 강해져야 하고, 이겨야 하고, 남들보다 앞서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진짜 강함은 폭력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용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또한 동물권, 투우 문화에 대한 은근한 비판도 담겨 있어 단순한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넘어선다. 메시지를 과하게 설교하지 않으면서도, 관객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점이 페르디난드의 가장 큰 장점이다.


마지막 한 줄 평
가장 큰 몸집으로 가장 조용한 용기를 보여준 영화.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된다, 영화 거미집(Cobweb) 리뷰 (0) | 2026.01.05 |
|---|---|
| 영화 차고지르기(Kicking & Screaming) 리뷰|윌 페렐이 전하는 가장 인간적인 성장 코미디 (2) | 2026.01.05 |
| 영화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PK, 2014) – 우리가 믿는 신은 정말 신일까? (0) | 2026.01.04 |
| 한산: 리덕스(HANSAN: REDUX) | 왜군을 무너뜨린 이순신의 전략 (0) | 2026.01.03 |
| 영화 투 포 더 머니 (Two for the Money)리뷰 (0) | 2026.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