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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늘 완벽한 순간에 찾아오지 않는다.
영화 〈순정만화〉 는 우연처럼 스쳐 지나간 만남 속에서 시작된 네 남녀의 감정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낸 멜로 영화다. 풋풋함과 어른스러움, 설렘과 망설임이 뒤섞인 이 작품은 제목처럼 만화 같지만 현실적인 사랑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1. 엘리베이터에서 시작된 낯선 설렘
서른 살의 연우는 수줍음 많고 조용한 성격의 직장인이다.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고생 수영은 그와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작은 사고 속에서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시작되지만, 그 분위기는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겁먹을 줄 알았던 수영의 거친 한마디는 연우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에피소드는 겉모습과 선입견이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연우는 어른이지만 서툴고, 수영은 학생이지만 당돌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연애 감정을 넘어, 서로 다른 세계를 이해해 가는 과정처럼 그려진다. 영화는 이 미묘한 거리감을 과장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따라간다.
2. 막차에서 시작된 충동적인 인연
또 다른 축은 스물둘 강숙과 스물아홉 하경의 이야기다. 텅 빈 지하철역, 막차를 앞두고 망설이던 강숙은 충동적으로 하경의 손을 잡아 지하철에 태운다. 이 장면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순간의 용기’ 를 상징한다.

하지만 하경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우리 미리 헤어지자”라는 알 수 없는 말은 그녀가 이미 상처를 가진 인물임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강숙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관계는 한쪽의 직진과 다른 한쪽의 회피가 부딪히는 구조로, 현실 연애의 복잡함을 그대로 담아낸다. 사랑이란 타이밍과 용기, 그리고 상대의 속도를 존중하는 일임을 영화는 말한다.
3. 순정만화라는 제목의 의미
〈순정만화〉는 화려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을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일상 속 작은 순간들, 말 한마디, 시선 하나에 집중한다. 그래서 이 영화의 감정은 조용히 스며든다. 네 인물 모두 완벽하지 않고, 모두 서툴다. 하지만 그 서툼이야말로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순정만화’라는 제목은 단순히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 계산하지 않고 흔들리는 감정 자체를 뜻한다. 어른이 되어도, 나이가 달라도,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미숙해진다. 이 영화는 그 사실을 부드럽게 인정해 준다.


마지막 한 줄 평
〈순정만화〉는 만화처럼 설레지만 현실처럼 서툰, 사랑의 여러 얼굴을 담아낸 감성 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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