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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 같이 가주면 이 카브리올레 너 줄게.”
한 문장만으로도 영화의 결이 느껴진다. 청춘의 끝자락에서 삶을 다시 붙잡으려는 한 사람의 선택, 그리고 예상치 못한 동행. 카브리올레는 암 선고를 받은 K-직장인 오지아의 전국 일주를 그린 로드무비이자, 번아웃과 상실을 겪는 청춘의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 감성 드라마다. 화려한 설정보다 인물의 감정선에 집중하는 한국 독립영화 특유의 분위기가 돋보인다.

번아웃, 암 선고, 그리고 카브리올레
주인공 오지아는 항상 웃는 얼굴로 최선을 다해 살아온 평범한 직장인이다. 하지만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암 선고를 받는다. 이미 지쳐 있던 그녀에게 친구 안나의 사망 소식까지 겹치면서 삶의 균형은 완전히 무너진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비극’을 과하게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전개 대신, 담담하게 무너지는 인물의 심리를 따라간다. 지아는 수술비를 털어 카브리올레를 구매한다. 이 선택은 무모해 보이지만, 동시에 그녀가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위해 내린 결정이다.

카브리올레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닫혀 있던 삶을 열어젖히는 상징’이다. 지붕을 열고 달리는 장면은 억눌렸던 감정의 해방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카브리올레 영화 줄거리’, ‘암 투병 로드무비’, ‘감성 한국영화 추천’ 같은 키워드로 찾는 관객에게 충분히 울림을 줄 만한 서사다.
전남친과의 동행, 그리고 감정의 재정비
지아는 전남친 기석을 찾아가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일주일만 같이 가주면 이 차를 주겠다”는 조건은 가볍게 들리지만, 사실은 마지막 시간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다는 절박함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과거의 상처와 미련이 뒤섞여 있다.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서로를 다시 마주하는 시간이다. 과거의 오해,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말들, 그리고 이미 변해버린 감정들이 천천히 드러난다.

이 영화의 강점은 감정을 과장하지 않는 연출이다. 사랑이 다시 불타오른다기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놓아주는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아프다. 연애 영화라기보다는 이별을 정리하는 영화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별 여행 영화’, ‘현실적인 로맨스 영화’라는 검색 키워드에 부합하는 작품이다.
시골길에서 만난 병재, 삶의 온도를 바꾸다
우여곡절 끝에 들어선 시골길에서 지아는 힙한 경운기를 모는 청년 병재를 만난다. 도심과는 전혀 다른 속도와 온도 속에서 이야기는 또 한 번 방향을 튼다.

병재는 특별히 거창한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묵묵히 곁에 서 있다. 그의 존재는 지아에게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간’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영화는 죽음을 향해 달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다시 삶을 바라보게 되는 과정에 가깝다. 병재와의 만남은 지아에게 또 다른 선택지를 보여준다. 모든 것을 정리하는 여행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여행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카브리올레를 타고 달리는 장면, 한적한 시골 풍경, 그리고 인물들의 조용한 대화는 이 영화만의 감성을 완성한다. 자극적인 사건 대신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을 찾는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한 줄 평
끝이라고 믿었던 순간, 다시 삶을 열어젖히는 조용한 로드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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